CXMT, IPO 발판으로 투자 확대
HBM은 한국 우위…장기 추격 변수

AI 메모리 호황이 한국 반도체의 최대 전성기를 만들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중국의 추격도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범용 D램 기술 격차를 약 3년 수준까지 좁히며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슈퍼사이클이 끝난 뒤 한국 반도체가 맞닥뜨릴 가장 큰 위협으로 ‘중국 메모리의 본격적인 부상’을 지목한다.
CXMT는 지난해 10나노급 3세대(1z) 공정 기반 DDR5 양산에 성공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DDR4 등 범용 제품 생산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기술 발전 속도가 눈에 띈다.
5일 한국수출입은행의 ‘중국 반도체산업의 도전과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D램 시장 4위 도약은 중국 메모리 산업이 생산 확대를 넘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단계에 진입한 신호로 평가된다. 생산능력 확대에 수율 개선과 DDR5 등 고부가 제품 확대가 더해지면서 국내 선도 기업과의 기술 격차도 약 3세대 수준까지 좁혀졌다는 분석이다.
외형 성장도 가파르다. CXMT의 매출은 2023년 90억8700만위안에서 2024년 241억7800만위안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617억9900만위안을 기록하며 2년 만에 약 7배 성장했다. 회사는 기업공개(IPO) 신청서에서 최근 3년간 매출 연평균 성장률(CAGR)이 160.8%에 달했다고 밝혔다.
매출 증가는 단순한 가격 상승 효과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지난해 CXMT의 DDR 제품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년보다 61% 상승한 반면 판매량은 282.2% 늘었다. DDR 매출도 515.4% 급증했다. 가격보다 출하량 증가 폭이 훨씬 컸다는 점에서 생산능력 확대와 수율 개선이 동시에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IPO를 계기로 투자도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CXMT는 공모를 통해 확보한 295억위안을 차세대 D램 연구개발과 양산라인 고도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IPO의 핵심을 단순한 자금 조달이 아닌 중국 반도체 장비 생태계 구축으로 보고 있다. 공모 자금 가운데 약 172억위안이 장비 투자에 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라인 확충과 장비 국산화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중국 메모리 산업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기업이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는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범용 D램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생산 경험이 향후 AI 메모리 경쟁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기술 자립 단계를 넘어 생산능력 확대와 산업 확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중국 메모리 산업이 자본시장 기반의 설비투자(CAPEX) 확대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