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조였더니 카드·보험 ‘꿈틀’⋯빚투 풍선효과 현실화

입력 2026-06-2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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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43조원 돌파·보험계약대출도 증가세 지속
금융당국, 카드사 소집 이어 상호금융 점검도 검토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은행권이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높이자, 투자자금 수요가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 등 제2금융권으로 빠르게 옮겨붙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 강세 속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은행권 대출 규제가 비은행권 대출 급증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에도 늘어나며 올해 누적 6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월별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1월 1조4000억원, 2월 2조9000억원, 3월과 4월 각각 3조5000억원, 5월 9조3000억원으로 가파르게 뛰었으며 이달 역시 증가세가 꺾이지 않았다.

이러한 대출 증가 흐름은 은행권을 넘어 카드사와 보험사 등으로 확산 중이다. 25일 기준 이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5대 은행에서 3조7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에서 7000억원, 보험업권에서 6000억원 수준으로 각각 집계됐다. 여전사와 보험업권 등 제2금융권에서만 이달 들어 약 1조3000억원의 가계대출이 불어난 셈이다.

특히 카드업권에서는 카드론 잔액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의 5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3조2534억원으로 전월 대비 2704억원 증가했다. 3월 말 역대 최대치(42조9942억원)를 기록한 뒤 4월 한때 소폭 감소했으나,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며 4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카드론뿐만 아니라 다른 고금리성 대출 지표도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달 말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6559억원으로 전월보다 576억원 늘었다. 아울러 결제성 리볼빙 이월 잔액은 6조7999억원,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5038억원을 기록하며 나란히 증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자금 수요가 카드론으로 넘어오는 흐름이 있다”며 “카드사들도 총량 관리 부담이 커진 만큼 신규 취급이나 한도 운영을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권 역시 보험계약대출의 증가세가 매섭다. 대형 손해보험사 5곳과 생명보험사 3곳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4월 46조3203억원에서 지난달 46조8430억원으로 약 5000억원 늘었다. 이달에도 비슷한 증가 흐름이 이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계약대출은 가입자가 납부한 보험료를 바탕으로 쌓인 해약환급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상품이다. 별도의 심사 부담이 적고 중도상환이 자유로워 주로 급전 창구로 활용돼 왔으나, 최근에는 투자자금 마련 수단으로도 널리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을 아우르는 가계부채 관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지방은행, 보험업권에 이어 다음 주 중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소집할 예정이다. 집단대출 증가세를 보이는 일부 상호금융회사에 대해서도 조만간 가계대출 현황을 밀착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차입투자 동향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은 25일 이찬진 원장 주재로 금융소비자보호자문위원회를 열고 신용융자, 증권담보대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등 빚투 관련 지표를 점검했다.

지난달 말 기준 신용융자 잔액은 38조원으로 최근 5년 평균보다 17조9000억원 많았고, 증권담보대출도 26조3000억원으로 5년 평균을 웃돌았다. 금감원은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투자자 손실 확대와 금융사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상시 모니터링을 이어가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한층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은행권 대출을 조일수록 카드론과 보험계약대출 등 제2금융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특정 업권 중심의 규제로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기 어려운 만큼,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추가 관리와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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