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국조에 '비쟁점 50건' 함께 올리나…빈집 정비법·보훈법 담길 듯

입력 2026-06-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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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의장 "국조계획서에 비쟁점 50건 함께 처리”
원구성 협상 교착…법사위 추가 부의 불투명
빈집·보훈·산업안전 등 민생법안 담길 듯
방송·형소법 등 쟁점 제외…명단은 협의로 확정

▲1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한 안건이 여야 의원 만장 일치로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기후위기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한 안건이 여야 의원 만장 일치로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로 멈췄던 국회가 다시 속도를 내는 가운데, 조정식 국회의장 다음 본회의에 '투표용지 부족 국정조사'와 함께 올릴 것을 제안한 '비쟁점 법안 50건'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50건의 법안으로는 빈집 정비 특별법, 참전·5·18 유공자의 고독사를 막는 법, 외국인 노동자 안전교육을 의무화한 산업안전보건법 등 상임위를 조용히 통과한 민생법안들이 예상된다.

14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본회의에 부의(상정 대상으로 올림)된 안건은 법률안과 결의안, 국정조사·국정감사 결과보고서 채택안, 헌법 개정안 등 총 98건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개헌안·결의안·보고서 채택안 등 법안이 아닌 안건과 방송법 같은 쟁점 법안을 빼면 비쟁점 법안은 80건 안팎으로, 50건에는 이 중 일부가 포함될 전망이다.

조 의장은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원내지도부와의 첫 회동에서 "다음 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비쟁점 법안 50건도 함께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전반기에 처리되지 못한 비쟁점 법안을 다룰 '민생법안협의체'(가칭) 구성도 제안해 양당 원내대표가 동의했고, 민주당은 18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통과가 유력한 비쟁점 법안은 주택·안전 분야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빈 건축물 정비 특별법은 방치된 빈집과 빈 건물을 국가가 정비하도록 하는 제정법으로, 전국 빈집 13만 4000호와 빈 건물 6만 1000동(2024년 기준)을 5년마다 실태조사하고, 빈 건물이 몰린 곳을 정비촉진지역으로 지정하며, 붕괴·범죄 우려가 큰 건물은 지방자치단체가 직권으로 철거할 수 있도록 했다. 여러 법에 흩어져 있던 빈집 관리 규정을 하나로 통합해 지방소멸과 도심 공동화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건축법 개정안은 지하주차장 마감재를 불에 타지 않는 불연재로 의무화하고, 위반 건축물 실태조사를 정례화해 이행강제금을 반복 부과하도록 했다. 2024년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와 2025년 부산·광명 아파트 화재처럼 지하·필로티(1층을 기둥만 세워 비운 구조)에서 대형 인명피해가 잇따른 데 따른 조치다.

주택법 개정안은 1~2인 가구가 주로 사는 도시형 생활주택의 세대수 제한을 500세대 미만(역세권은 700세대 미만)으로 완화해 도심 소형주택 공급을 늘리도록 했다. 동시에 토지 확보가 부실한 이른바 '깡통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피해를 막기 위해 조합 가입 기준과 공사비 검증 절차를 강화했다.

보훈 분야에서는 참전·특수임무·고엽제·5·18·국가유공자·보훈보상대상자를 대상으로 한 6개 법이 함께 부의됐다. 고령화와 1인 가구화로 홀로 숨지는 유공자가 늘면서, 이들의 특수성을 반영한 고독사 예방·관리 정책의 법적 근거를 새로 마련하는 내용이다. 국가유공자법과 보훈보상대상자법 개정안은 유족이 위탁 의료기관에서 감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연령 기준을 75세에서 65세로 낮췄다.

이 밖에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은 취업비자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도 작업 배치 전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하도록 의무화했고, 재난안전기본법 개정안은 산불 등 재난 때 대피 장소·방법을 문자로 안내하고 자력 대피가 어려운 취약계층의 대피를 지원하도록 했다. 2025년 3월 대형 산불 당시 대피 장소를 몰라 불길 쪽으로 향하거나 취약계층이 숨진 사례가 입법 배경이 됐다.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은 학대를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신고의무자의 과태료 상한을 3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올렸다.

반면 방송 심의에서 '공정성'을 삭제하는 방송법, 판·검사의 모든 범죄로 수사 범위를 넓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대통령 재직 중 형사재판을 정지하는 형사소송법 등 쟁점 법안은 이번 처리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다. 법사위원장 배분을 놓고 여야가 맞서면서 새 법안을 심사·부의할 법제사법위원회 가동이 멈춰 있어 처리 대상은 전반기에 부의된 법안으로 좁혀지고, 50건이 원 구성 협상의 지렛대로 쓰일 경우 비쟁점 법안 처리도 함께 미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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