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 간헐적 단식 필요한 ‘에너지 비만’ 한국

입력 2026-06-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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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 에너지 과소비 부작용 급증
대중교통 장려해 탄소 저감 이끌고
개인·사회·환경 선순환 안착시켜야

체중 감량과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주목받는 방법이 바로 ‘간헐적 단식’이다. 간헐적 단식은 정해진 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해 인슐린 수치를 낮추고 지방 연소를 유도하는 식이요법으로, 단순한 굶기가 아닌 과학적으로 설계된 식사 전략이다.

이 방법의 핵심은 우리 몸의 가장 원초적인 생존 메커니즘을 재가동하는 데 있다. 수렵과 채집을 하던 인류의 조상들은 먹을 수 있을 때 먹고, 없을 때는 오랜 공복을 견뎠다. 우리의 유전자는 그런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러나 하루 세 끼에 간식까지 더해진 현대인의 식습관은 지방 연소 모드로 전환될 기회를 봉쇄한다. 간헐적 단식은 이 만성적 ‘에너지 과잉 공급 상태’를 바로잡아,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체지방을 효율적으로 줄이고 세포 자가포식을 작동시켜 노화 방지 및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도움을 준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개인의 건강을 넘어 사회 시스템 전체로 확장되는 놀라운 유사성을 발견한다. 지정학적 긴장과 공급망 불안정으로 에너지 비용이 급증하는 지금, 우리 사회는 신체의 비만과 닮은 ‘에너지 비만’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비하는 구조로 진화해 왔다. 24시간 편의점, 밤낮 없는 배달 문화, 자가용 중심의 통근, 과도한 냉난방 시스템은 사회 전체를 에너지 비만 상태로 몰아넣었다. 우리는 마치 끊임없이 정제된 음식을 섭취하는 사람처럼, 화석연료라는 고농축 에너지를 쉴 새 없이 사회 시스템에 주입하고 있는 것이다.

몸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 내장 지방이 염증 물질을 분비하여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듯, 사회에 에너지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때도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교통체증은 혈관이 막히는 현상이고,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는 호흡기와 환경에 질병을 일으키며, 에너지 과소비는 가계와 국가 경제에 부담을 준다. 이것이 바로 사회적 차원의 ‘인슐린 저항성’이다. 너무 많은 에너지가 만성적으로 공급되니, 사회 시스템이 에너지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데 둔감해진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된 것이 바로 최근 국가 에너지 위기로 인해서 정부가 시행하는 ‘차량 5부제’다. 차량 5부제 시행으로 많은 시민이 자가용을 놓고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걸어 다니게 되었다. 처음에는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막상 걸어보니 오랜만에 하는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되고 대중교통 안에서의 여유도 생겼다. 도로 위 차량이 줄어들자 교통체증이 완화되고, 탄소 배출 및 미세먼지가 감소하는 효과를 체감하게 되었다.

이는 마치 간헐적 단식이 몸에 ‘휴식기’를 줌으로써 소화기관을 쉬게 하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여 대사 기능을 활성화하는 원리와 놀랍도록 유사하다. 단기적 불편 뒤에 찾아오는 시스템 전체의 건강 회복과 효율성 증대. 우리가 차량 5부제를 통해 경험한 것은 사회적 차원의 ‘간헐적 에너지 단식’의 강력한 예고편이었다. 이 경험은 ‘에너지를 덜 쓰는 것이 곧 불편한 삶’이라는 등식을 깨고, 더 나은 삶의 질과 더 깨끗한 환경을 위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제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사회 시스템 전반의 ‘간헐적 에너지 단식과 다이어트’다. 단순한 절약이 아닌, 사회 대사 증후군을 치료할 구조적 처방이다. 정기적으로 에너지 사용을 줄여 도시와 국가, 지구 전체의 대사 기능을 개선해야 한다. 예를 들어 주 1~2회 ‘에너지 다이어트 데이’를 정착시키거나 재택근무로 출퇴근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이 실천은 선순환을 만든다. 간헐적 단식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듯, 이는 사회의 ‘에너지 저항성’을 낮춰 적은 에너지로 높은 효율과 행복을 생산한다. 한 사람이 걸어서 출퇴근하는 작은 실천이 건강, 비용 절약, 대기 질, 탄소 감축까지 연결하는 고리를 완성한다.

그러나 무조건적 단식은 요요를 부른다. 에너지 단식도 사회적 약자와 필수 산업을 배려해야 한다. 병원, 대중교통 등은 안정적인 에너지를 보장하고,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더 많이’라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에너지 비만’을 인지하고, 관계와 조화 속에서 삶의 질을 찾는 문화적 진화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사회 전체가 ‘에너지 단식’을 시작할 결정적 시점이다. 몸에 단식 시간을 주듯, 사회에도 정기적인 에너지 절감 기간을 도입해야 한다.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는’ 삶으로의 전환이 지속 가능한 미래의 첫걸음이다. 만성적 과소비에 머물 것인가, 절제로 새 활력을 찾을 것인가. 그 답은 우리의 매일 선택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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