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돈잔치 시작됐는데…누가 가져갈 것인가, 한국형 분배전쟁 막 올랐다 [AI 시대 새 숙제, 초과이익 분배]

입력 2026-06-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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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영업이익 배분은 임금 아니다" 특별 권고
삼성 성과급 논란서 시작된 AI 초과이익 분배 논쟁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인공지능(AI)이 벌어들인 돈은 누구 몫인가." 최근 삼성전자 노사 갈등을 둘러싼 논쟁의 본질은 단순한 임금협상이 아니었다. AI 반도체 호황으로 창출된 막대한 이익을 노동자와 기업, 주주 가운데 누가 얼마나 가져가야 하는지를 둘러싼 분배 논쟁에 가까웠다. AI가 만들어낸 초과이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는 이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이 마주한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회원사에 '노동조합의 기업 이익 배분 요구에 대한 경영계 특별 권고'를 배포했다. 경총은 "기업의 이익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와 고용, 연구개발(R&D),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돼야 하는 경영 자원"이라며 "노조의 영업이익 배분 요구는 기존 성과급과는 성격이 다른 기업 이익의 직접적 배분 요구"라고 지적했다.

경총은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를 배분하는 성격의 금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이 경영실적에 따라 지급 여부와 규모가 달라지는 성과 배분은 근로 제공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낮고 근로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왔다는 설명이다.

경총이 이례적으로 특별 권고까지 내놓은 배경에는 최근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성과급 상한을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회사는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반 성과급 체계 유지를 주장했다. 노사는 총파업 직전 특별경영성과급 신설과 주식보상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충돌을 피했지만 'AI 시대 초과이익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사례를 단순 노사 갈등이 아닌 AI 시대 분배 문제의 첫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노사 분규를 'AI 이익 배분을 둘러싼 첫 번째 전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쟁은 삼성전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에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담았고 포스코와 카카오 등 주요 기업에서도 성과급과 이익 공유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AI 산업 성장으로 생산성과 수익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분배 논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들은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그 성과가 노동자와 사회 전체에 얼마나 돌아가야 하는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기업들은 과도한 분배 요구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반발한다. AI 산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와 인재 확보 경쟁이 필수적인 만큼 초과이익 상당 부분을 미래 투자 재원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논리다. 재계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기업 가치가 몇 년 만에 수십조 원씩 늘어나는 일이 가능해졌지만 동시에 투자 규모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며 "성과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균형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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