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게임’처럼?⋯자꾸만 앱 켜게 만드는 증권사 MTS ‘위험한 설계’

입력 2026-05-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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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한국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매도 후 수익률' 기능이 화제가 됐다. 이 기능은 투자자가 보유하던 주식을 판 후, 그 종목의 주가가 얼마나 오르고 떨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A종목을 매도했다면, 시스템은 "A종목 매도 후 현재까지 20.47% 상승"과 같은 방식으로 매도일 이후의 주가 변동 상황이 화면에 표시된다. 투자자가 자신의 매도 결정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구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투자자의 거래를 유도하는 다양한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투자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있지만, 투자 판단을 왜곡하고 과도한 거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토스증권의 ‘매일 적립금 받는 출석체크’ 이벤트도 또 다른 예다. 지난해 말부터 운영 중인 이 서비스는 보유 종목의 주가 상승·하락을 선택하면 출석이 인정되고, 예측이 맞으면 추가 적립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매일 앱에 접속해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이 투자를 마치 복권처럼 소비하게 한다는 지적이다.

자산과 수익률 인증 기능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토스증권 커뮤니티에서는 이용자들이 닉네임을 사용는데, 닉네임 옆네는 ‘10억대 자산가’, ‘수익금 상위 1%’ 등의 인증 마크가 함께 표시된다. 이러한 정보가 다른 투자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쳐 ‘모방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가 변동을 알리는 푸시 알림도 문제로 꼽힌다. 대부분의 증권사 MTS가 실시간 주가 상승ㆍ하락 알림을 제공하면서 투자자들은 수시로 MTS를 열어보게 됐다. 이는 거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가 자주 거래할수록 증권사 수수료 수익은 늘어난다.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 과도한 거래를 유도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임처럼 설계된 기능들이 복잡한 금융 상품을 단순하게 오인하게 만들고, 자신의 전문 지식을 과신하는 확증 편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제증권감독위원회(IOSCO)는 이처럼 디지털 플랫폼이 투자자의 행동과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설계한 기법을 '디지털 참여 관행(DEPs·Digital Engagement Practices)'으로 정의한다. △푸시 알림 △동료 집단 정보 공유 △미션 달성 시 부여되는 뱃지와 포인트 △가장 많이 거래된 종목 목록 노출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 금융당국은 이미 규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9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실험을 진행해 DEPs가 투자자의 거래 빈도와 위험 추구 성향을 유의미하게 높인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2024년 FCA는 이를 근거로 주식 거래 앱의 게임화 요소를 상시 모니터링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제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지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인공지능(AI)이 발전함에 따라 DEPs의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과도한 거래 빈도 등 디지털 플랫폼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 발생하는 투자자 이익과의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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