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별도매출, 고려아연이 영풍보다 11배 넘게 많아…영업이익 ‘25배 격차’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가동률 100%...영풍 석포제련소는 57%
양사 실적 격차에 경영 능력 도마 위

고려아연과 영풍의 올해 1분기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는 같은 제련업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고려아연은 선제적 투자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반면, 영풍은 흑자 전환에도 매출 규모와 수익성, 제련소 가동률 등에서 열세를 보였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720억원, 영업이익은 746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풍의 연결 매출은 8511억원, 영업이익은 433억원이었다. 고려아연의 연결 매출은 영풍의 약 7배, 영업이익은 17배 이상 많았다. 영업이익률도 고려아연은 12.3%로 영풍의 5.1%보다 7.2%포인트 높았다.
별도 기준으로는 격차가 더 뚜렷했다. 고려아연의 1분기 별도 매출은 4조2945억원으로 영풍의 3816억원보다 11배 이상 많았다. 영업이익은 고려아연이 6933억원, 영풍이 274억원으로 약 25배 차이를 보였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 역시 고려아연은 16.1%, 영풍은 7.2%로 8.9%포인트 벌어졌다.
생산 가동률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1분기 가동률 100%를 기록했다. 반면 영풍 석포제련소의 가동률은 57.23%에 그쳤다. 영풍은 1분기 가동가능시간 2160시간 중 실제 가동시간이 1236시간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조업정지 등 외부 요인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1분기 가동률이 절반 수준에 머문 것은 생산 정상화가 아직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실적 차이가 단순한 업황 차이를 넘어 경영 전략과 사업 포트폴리오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려아연은 아연과 연 등 기존 제련사업에 더해 금·은 등 귀금속, 안티모니·인듐 등 전략광물로 생산 품목을 다변화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경영권 분쟁과 원자재 시장 변동성에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한 점도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한다.
반면 영풍은 아연 제련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영풍의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3816억원 가운데 아연괴 제품·상품 매출은 2650억원으로 69.4%를 차지했다. 특정 품목과 제련소 운영 상황에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구조인 셈이다.
환경·안전 리스크도 영풍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는 과거 폐수 유출, 무허가 배관 설치 등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오염토양 정화명령 불이행 등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제련소 가동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경 리스크까지 반복될 경우 수익성 회복 속도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 성장 전략에서도 양사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고려아연은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를 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도 핵심광물 공급망 강화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전략광물 생산 역량을 확보하려는 행보다.
재계 관계자는 “같은 제련업에서 출발했지만 고려아연은 비철금속과 전략광물, 자원순환으로 사업을 넓혀온 반면 영풍은 아연 제련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며 “1분기 실적 격차는 양사 경영 전략의 차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