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67개 매장 직원 월급도 못 줄 판”...메리츠에 ‘긴급자금 지원’ 호소

입력 2026-05-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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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금 고갈로 청산 절차 우려”...포용적 금융 촉구
메리츠 “배임 방지 위한 MBK 연대보증 등 이행보증 필수”

▲폐점이 확정된 '홈플러스 시흥점'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이투데이DB)
▲폐점이 확정된 '홈플러스 시흥점'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이투데이DB)

운영자금 고갈로 존폐 기로에 선 홈플러스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을 향해 다시 한번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간곡히 요청하고 나섰다. 최근 하림그룹 계열인 NS홈쇼핑에 슈퍼마켓 부문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매각했지만, 당장 홈플러스 점포 운영과 임금 지급이 불가능한 한계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리츠금융은 부실 대출에 따른 배임 우려를 해소할 확실한 이행보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맞서,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인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17일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현재 보유한 주요 자산 대부분이 담보신탁으로 묶여 있어 자체적인 자금 조달 창구가 완전히 막힌 상태”라고 토로했다. 앞서 홈플러스는 전체 104개 매장 중 37곳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으며, 현재 남은 67개 점포마저 가동이 멈출 위기라는 설명이다. 4월분 직원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 데 이어 21일 예정된 5월분 급여 역시 체불이 확실시되는 등 내부 유동성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NS홈쇼핑으로부터 익스프레스 매각 잔금이 유입되기 전까지 버틸 수 있는 단기 브릿지론이나 구조 혁신을 위한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메리츠 측이 실행해줄 것을 제안했다. 유통기업 특성상 영업이 전면 중단되면 정상화가 불가능해 기업회생절차가 폐지되고 곧바로 법인 청산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홈플러스는 “회생이 무산될 경우 담보를 확보한 메리츠는 채권을 전액 회수하겠지만, 후순위 채권자의 막대한 손실과 대규모 고용 불안, 입점주 피해 등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이 야기될 것”이라며 메리츠금융 측의 전향적인 지원 결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자금을 집행해야 하는 메리츠금융의 입장은 단호하다. 메리츠금융 측은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기업에 추가 대출을 진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배임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연대보증 등 상식적인 수준의 안전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신탁 부동산의 후순위 수익권에 대한 질권 설정을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메리츠금융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대출 검토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여기에 후순위 채권자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메리츠의 무조건적인 DIP 대출 강행 시 배임죄 고소와 당국 진정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금융권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도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임금 포기 및 유예라는 배수의 진을 쳤고, 납품사들을 향해 점포 정상화를 위한 원활한 상품 공급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자금줄이 트이지 않는 한 홈플러스의 독자 생존은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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