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투매 과도” 분석도…자금조달 역량 따라 차별화

코스피가 8000선 돌파 기대감 속에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상장 리츠(REITs) 시장은 정반대 분위기다.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리츠 시가총액이 2주 만에 1조원 넘게 증발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국내 25개 상장리츠 시가총액은 9조7294억원으로 집계됐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난달 27일(10조8573억원)과 비교하면 약 10.4% 감소한 규모다. 상장 리츠 시가총액이 다시 10조원 아래로 내려온 것이다.
대형 리츠들도 줄줄이 급락했다. 시가총액 1위인 SK리츠 주가는 같은 기간 7090원에서 6200원으로 12.6% 하락했다. 롯데리츠와 한화리츠는 각각 18.4% 급감했고, 삼성FN리츠(-15.4%), 이리츠코크렙(-14.7%), NH올원리츠(-11.8%), 신한서부티엔디리츠(-11.7%),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11.3%) 등 주요 종목도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과 함께 시가총액도 대부분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KB스타리츠는 같은 기간 주가가 15.9% 하락했음에도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 영향으로 시가총액은 오히려 25.0%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제이알글로벌리츠 사태가 리츠 전반의 투자심리를 급격히 냉각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올해 초 추진했던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무산된 이후 자금난이 심화됐고, 지난달 400억원 규모 단기사채 상환에 실패하면서 결국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특히 벨기에 핵심 자산인 ‘파이낸스타워’의 가치 하락으로 담보인정비율(LTV)이 약정 기준을 넘어서며 캐시트랩(Cash Trap)이 발생한 점이 결정타가 됐다. 임대수익이 대주단 통제 계좌에 묶이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단기 차입 만기와 환헤지 정산 부담까지 겹치며 시장 불안이 리츠 업종 전반으로 번진 모습이다.
관련 지수도 급락했다. KRX 프라임리츠 지수는 지난달 27일 이후 약 14.1% 하락했고, KRX 부동산리츠인프라 지수 역시 8.8% 떨어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하락이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금조달 역량과 스폰서 지원 능력을 갖춘 리츠 중심으로는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평가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리츠 전반이 무차별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이지만, 결국 자금조달 역량이 강한 상위 등급 리츠 중심으로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제이알글로벌리츠 사례는 환정산금과 자산가치 하락 리스크 대응이 미흡했던 예외적 상황으로 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리츠를 비롯해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등은 계획대로 자금조달이 진행되고 있다”며 “고금리 환경 이후 리츠 업계가 사모사채, 환매조건부대출(RCF), 전단채 등으로 차입 구조를 다변화해온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리츠 지분 30~50%를 보유한 스폰서 기반 리츠의 경쟁력이 부각될 계기가 될 수 있다”며 “5월 중 의미 있는 자금조달 사례가 확인되면 시장 불안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