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트폴리오·뷰티테크 경쟁력 핵심
에이피알도 같은 흐름으로 시총 3위까지

글로벌 뷰티 산업이 ‘테크 전쟁’의 격전지로 변모하면서 시가총액 서열이 재편되고 있다. 글로벌 사업을 기반으로 디바이스 등 뷰티테크 격차에서 로레알이 에스티로더를 따돌린 가운데 비슷한 전략을 펼치는 국내 기업 에이피알이 글로벌 뷰티 기업 시가총액 3위에 안착했다.
10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매출의 70% 이상이 화장품·뷰티 사업에서 발생하는 기업 기준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는 로레알(약 340조원), 에스티로더(약 45조원), 에이피알(약 16조원)으로 집계됐다. 로레알과 에스티로더의 연간 매출 규모가 각각 76조원, 21조원 규모인 것을 고려하면 에이피알(1조5000억원)의 순위는 이례적 약진이다.
신흥 K뷰티 강자로 불리는 에이피알의 성장 요인으로는 적극적인 세계 시장 진출과 스킨케어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의 결합이 꼽힌다. 이런 흐름은 글로벌 뷰티업계 양대산맥인 로레알과 에스티로더의 희비를 가른 핵심 변수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로레알과 에스티로더의 최근 실적 추이를 보면 로레알은 △2023년 411억유로 △2024년 434억유로 △2025년 440억유로 등 3년 연속 성장했다. 에스티로더(회계연도기준)는 △2023년 159억달러 △2024년 156억달러 △2025년 143억달러 등 하락세다. 로레알과 에스티로더는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차이가 뚜렷하다. 로레알은 랑콤·키엘 등 럭셔리 브랜드 외 더마뷰티와 가격대가 낮은 컨슈머 코스메틱 등 다양한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반면 에스티로더는 매출의 약 80%가 럭셔리 화장품에 쏠려 있다.
글로벌 사업에서도 로레알이 앞선다. 로레알은 다양한 국가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하는 한편 해외사업에 일찌감치 적극 진출했다. 핵심 시장인 유럽·북미·북아시아의 매출이 20~30%대로 지역별 비중이 고른 편이다. 반면 에스티로더는 2023년까지 중국 매출 비중이 30%일 정도로 차이나 의존도가 높다.
뷰티테크를 중심으로 하는 신성장동력 발굴도 로레알과 에스티로더의 차이를 만든 결정적 변수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로레알은 세계 최대 규모 IT·전자 전시회 ‘CES 2024’에서 니콜라 이에로니무스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뷰티 테크'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설 정도로 테크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후 인공지능(AI) 피부 진단 플랫폼 '뷰티 지니어스', 헤어 컬러링 디바이스 '컬러소닉', 장애·고령 사용자를 위한 보조 메이크업 디바이스 'HAPTA' 등을 잇달아 공개했다. CES 2026에서는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형 디바이스를 추가로 선보였다. 에스티로더는 디바이스 포트폴리오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에스티로더는 럭셔리 화장품 위주에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아 초기 한류 K뷰티 시절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겪었던 부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시장은 화장품뿐 아니라 이에 테크를 얼마나 잘 접목시키는지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뷰티업계는 현재 최대 화두가 항노화(안티에이징)인 만큼 화장품과 테크 융합이 더욱 중요한 과제라고 보고 있다. 단순 제품 경쟁을 넘어 기술 기반의 뷰티 경험을 제공하는 역량이 글로벌 뷰티 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면서, 차별화된 테크 역량을 갖춘 브랜드들이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흐름이다.
에이피알은 최근 브랜드 최초로 ‘교차 초음파(물방울 초음파)’ 기전을 적용한 '부스터 글로우'와 AI 모드를 탑재한 '부스터 프로 X2'를 잇달아 출시하며 기술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뷰티 대기업 아모레퍼시픽 역시 CES에서 지속 수상하고, 디바이스 브랜드 ‘메이크온’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화장품기업 관계자는 “뷰티 디바이스와 같은 혁신적인 스킨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품들이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며 “글로벌 뷰티 업계 전반에서도 뷰티 테크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