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부담 회피 매물 제한적…전세난 더욱 심화할 듯” [장특공 손질 논란]

입력 2026-04-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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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자 중심 주거 상향 어려워져
불리한 장기 보유자 매도 미룰듯
비거주 1주택, 실거주 전환 가능성
“고령층 세부담 커져⋯보완책 필요”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김예연 인턴기자 kimye@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김예연 인턴기자 kimye@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축소·폐지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지만 정부가 기대하는 ‘매물 출회 확대’ 효과는 제한적인 반면 전세난은 오히려 심화할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 부담 증가가 매도 유인을 키우기보다 거래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임대 물량 감소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제도 개편 시 장기 보유·실거주자에 대한 세제 보완과 공급 확대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장특공 제도가 폐지될 경우 시행 이전에는 세 부담을 피하려는 매물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공제 혜택이 사라지면서 매도 대신 보유를 선택하는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1주택자는 양도차익을 활용한 주거 상향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기존 주택을 처분할 유인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장특공은 1주택자가 일정 기간 보유·거주한 주택을 매도할 때 양도차익의 일부를 공제해 세 부담을 낮춰주는 제도로,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장특공을 없애면 단기적으로 일부 매물이 나올 수는 있지만 이후에는 세 부담이 커지면서 오히려 보유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이나 장기 보유 1주택의 경우 매물이 쉽게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장특공제는 팔지 않으면 내지 않는 세금인 만큼 세 부담 때문에 거래를 포기하고 동결되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거주 1주택자를 중심으로 장특공 폐지가 논의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거주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전세 매물이 줄어들며 전셋값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전세시장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로 수도권 전세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가격은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149만원으로 2022년 10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다시 6억원을 넘어섰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을 처분하고 상위 주택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취득세, 이사비, 수리비 등에 더해 양도세 부담까지 확대되면 실수요자의 이동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매매와 임대 시장 모두에서 거래량이 줄어드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도 “세금을 피하려 비거주자들이 억지로 실거주를 선택하게 되면 이들이 내놓았던 도심·학군지 전세 물량이 급감해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또 장특공을 폐지하더라도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생애 공제 한도를 현재 논의되는 2억원으로 일률적으로 설정할 경우 보유 기간이 길수록 불리해질 수 있으며, 특히 과거 저가에 주택을 매입한 고령층의 체감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서다.

아울러 공급 확대 필요성도 제기된다. 비아파트 신축 활성화나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전반적인 주택 공급을 늘려야 근본적으로 시장 불안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임 교수는 “오랜 기간 유지된 제도를 급격히 바꾸는 것은 정책 신뢰 측면에서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장특공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경우 이를 대체할 세제 보완책을 마련하고 장기 보유·실거주자에 대한 일정 수준의 인센티브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도 “정책 효과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거래 활성화 측면까지 함께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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