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 더 내더라도 속도 내자"⋯오세훈 '1심 상실형'에 정비사업 '비상'

입력 2026-07-2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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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벌금 선고
조합원들 "상급심 진행 전 속도 내야"
80석 민주당 시의회 예산 견제 파고 예상

▲오세훈 서울시장. (이투데이DB)
▲오세훈 서울시장. (이투데이DB)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으면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비롯한 서울시의 핵심 주택 공급 정책과 주요 정비사업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는 시장직과 권한이 유지되지만, 상급심이 진행되는 동안 정치적 리더십이 약화되고 여소야대인 서울시의회의 견제가 강화될 경우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서울 주요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는 1심 결과에 따른 충격과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서울의 한 재개발 단지 조합원은 "특검 사안이라 6개월 이내에 대법원 판결까지 진행될 수 있다"며 "분담금을 수천만원 더 내더라도 지금 최대한 진도를 빼놓고 구역지정과 인허가를 확정짓는 것이 남는 길"이라고 토로했다.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한 재개발 단지 조합원은 "시장이 바뀌더라도 사업 자체가 엎어지진 않겠지만, 구역 지정 등 초기 단계에서 행정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재개발·재건축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사업 속도가 빠른 곳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겠다", "지금 구역지정 전 단계인데 정비계획이 흔들릴까 불안하다"는 등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서울 시내에서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돼 추진 중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지는 총 472구역, 48만 8032가구에 달한다. 사업 유형별로는 재개발이 285구역(26만 4968가구), 재건축이 187구역(22만 3064가구)이다.

사업 단계별로는 조합설립인가 단계가 159구역(20만 8809가구)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구역지정 115구역(11만 988가구), 관리처분인가 70구역(6만 922가구), 사업시행인가 68구역(6만 2316가구), 착공 60구역(4만 2925가구) 순이었다. 오 시장은 2031년까지 주택 31만 가구 착공을 민선 9기 최우선 목표로 내걸고, 부시장이 매달 공정을 직접 점검하는 등 주택 공급 속도전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정비사업 특성상 구역 지정과 각종 인허가, 자치구 협의, 시의회 조례 개정 등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추진되는 만큼 시장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경우 사업장 간 이해관계 조정이나 규제 완화, 인허가 절차 등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구역 지정 등 초기 단계에 있는 사업장일수록 정책 기조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오 시장이 추진해 온 핵심 도시개발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표적으로 총 16조원(국고보조금 및 민간투자 6조원, 시비 10조원) 규모의 '강북전성시대 2.0'은 정부 협력과 민간 투자 유치가 필수적인 사업이다. 리더십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 심리 위축과 사업 우선순위 조정 등으로 추진 일정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가장 큰 변수는 여소야대인 서울시의회와의 관계다. 판결 직후 전체 118석 가운데 80석을 확보해 과반 이상을 점유한 더불어민주당은 오 시장을 향해 즉각적인 사퇴를 압박했다. 최정은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취임 한 달도 안 된 오세훈 시장의 사법리스크로 인해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시정 혼란과 파행은 불가피해졌다"며 "시정 부담을 최소화하고 '정상 정치로의 회귀'를 위해 용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올가을 예정된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 심의가 오 시장 핵심 정책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의회의 예산 심의와 조례 제·개정 협조가 필요한 주택 31만 가구 착공,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등 주요 사업이 집중적인 검증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향후 예산 심의에서 주택·도시개발 관련 예산이 얼마나 보전되는지가 오 시장의 시정 동력과 핵심 과제들의 추진 여부를 판단할 가늠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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