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2022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이란 전쟁 속 석탄 및 석유제품이 31.9% 급등해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내며 생산자물가 전반을 끌어올린 것이다. 생산자물가는 1~3개월 가량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물가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국내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125.24(2020년=100)로 전월(123.28) 대비 1.6% 오른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연속 상승세로, 상승폭은 2022년 4월 이후 4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1% 상승해 5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생산자물가 상승세는 석유와 컴퓨터 등 공산품이 주도했다. 실제 이 기간 석탄 및 석유제품 생산물가는 한 달 전과 비교해 31.9% 급등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26.7% 뛰었다. 컴퓨터 및 전자광학기기 생산자물가 역시 전월 대비 4.1%, 전년 대비 14.3%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석탄 및 석유제품 물가 상승률은 1997년 12월 57.7% 상승한 이후 최고 상승률"이라며 "2022년 러-우 전쟁 당시와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산품 주요 상승 품목으로는 컴퓨터기억장치 물가가 한 달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올랐고 D램 물가 역시 18.9% 상승했다. 석탄및석유제품 중에선 중동발 공급 불안에 휩싸인 나프타가 한 달 전과 비교해 68% 뛰었고 경유 역시 20.8% 상승했다. 화학제품인 에틸렌과 자일렌 역시 60.5%, 33.5% 급등했다.
반면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하락했다. 품목으로 보면 딸기 물가가 한 달 전과 비교해 42.5% 급락했고 조기 역시 23.3% 하락했다. 축산물 가운데선 소고기와 돼지고기 모두 전월 대비 4%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양파와 냉동오징어 물가가 각각 53%, 20% 급락했다. 서비스 생산자물가는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상승했다.
물가 변동을 생산단계별로 측정한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와 중간재, 최종재가 일제히 뛰면서 전월 대비 2.3% 올랐다. 전년 대비 3.7% 오른 수치다. 원재료는 국내출하분 하락에도 수입물가 상승세로 5.1% 상승률을 나타냈다. 중간재와 최종재는 국내 출하와 수입물가가 모두 오르면서 각각 2.8%, 0.6% 상승했다.
한은은 향후 생산자물가 추이에 대해 여전히 유가를 중심으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봤다. 이 팀장은 "유가는 3월 급등한 이후 4월 들어 전월 평균보다 하락한 모습"이라며 "다만 3월 이전에 상승했던 원자재 가격이 물가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재 미국과 이란 간 협상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앞으로의 흐름을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단기에 진정된다면 원자재 가격 상승 파급 여파도 짧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