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3월 말 개인사업자대출 325조4687억…증가세 지속
고정이하여신도 매년 상승세…대출 확대로 부실 관리 부담 확대

정부가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SCB)' 도입을 예고하면서 은행권의 개인사업자대출 심사 체계가 대전환을 맞게 됐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출 문턱을 낮출 경우, 가뜩이나 치솟는 연체율과 부실채권 규모가 은행권의 건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3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대출(소호대출) 잔액은 325조46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321조6550억원, 2025년 324조4671억원에 이어 3년 연속 증가한 수치다.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개인사업자 대출 공급이 꾸준히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공급세는 하반기 들어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SCB 시범사업을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SCB는 대표자 개인신용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매출, 업종, 상권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사업가치와 미래 성장성을 함께 평가하는 방식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기존 개인신용평가만으로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개인사업자들의 신규 대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SCB 안착 시 연간 10조5000억원 규모의 신규 개인사업자대출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5대 은행과 IBK기업·제주은행 등 7개 은행이 참여해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대출 심사에 SCB를 우선 적용한다. 적용 대상은 KB국민은행 ‘KB일사천리 소호대출’, 신한은행 ‘개인사업자 일반자금대출’, 우리은행 ‘우리 사장님 대출’ 등 주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들이다. 이들 상품은 통상 1000만원 안팎의 소액부터 최대 2억원 수준까지 한도가 설정돼 있다.
문제는 가파르게 상승 중인 부실 위험이다.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잔액은 6조1787억원으로 전년 말(5조5806억원) 대비 10.72% 급증했다. 은행권은 ‘포용 금융’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건전성 관리 부담에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경기 변동에 지극히 민감한 데다, 건별 금액은 작아도 대출 건수가 방대해 연체 발생 시 건전성 지표에 즉각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SCB 도입으로 대출 대상이 넓어지면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는 건 불가피하다”며 “소액 신용대출 중심으로 적용되더라도 연체율 등 지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비금융데이터를 반영한 심사모형 정교화와 사후관리 체계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