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외곽 중하위권이 거래를 이끄는 흐름이 생애 첫 주택 구입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6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26년 2~3월 서울에서 생애 첫 부동산(집합건물 기준)을 구입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신청한 매수인은 3일 기준 1만2248명이었다. 월별로는 2월 5927명, 3월 6321명이었다. 소유권 이전등기는 잔금 지급 뒤 60일 안에 해야 하므로 집계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서구가 928명으로 가장 많았다. 노원구가 816명으로 뒤를 이었고, 송파구가 755명으로 3위였다.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가운데서는 송파구만 상위권에 들었다. 이어 성북구 724명, 구로구 700명 순이었다.
강서구에 수요가 몰린 배경으로는 가격 부담이 먼저 꼽힌다. 첫 집 수요자는 상징성보다 실제로 살 수 있는 가격대를 먼저 본다. 강서구는 다른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중하위권 가격대 아파트가 많아 실수요자가 접근하기 쉬운 지역으로 분류된다.
최근 서울 매매시장 흐름도 이와 맞닿아 있다. 정부가 1월 하순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히는 등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규제 강화를 잇달아 언급하자 강남3구는 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반면 외곽과 비강남 등 중하위권 가격대 지역은 거래가 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생애 첫 매수자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강서를 택한 이유는 더 분명하다. 같은 서울이라도 집값이 높을수록 필요한 현금이 커지기 때문이다. 중하위권 가격대 지역에는 주택담보대출 상한 6억원이 적용되는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여전히 많고, 10억원 이하 매물도 적지 않다. 대출이 가능한 가격대 아파트가 많아 초기 자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아직 현금 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젊은 직장인 부부 등의 실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강서구는 가격, 교통, 공급 측면에서도 실수요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격 부담이 낮을 뿐 아니라 지하철 5·9호선, 공항철도 등이 있어 접근성도 높다. 여기에 아파트 물량도 적지 않아 실수요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단지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첫 집 수요가 특정 고가 지역보다 강서구 같은 외곽 지역으로 몰린 이유다.
결국 첫 집 수요는 '어디가 더 유명한가'보다 '어디가 더 감당 가능한가'에 반응하고 있다. 강서구가 서울 생애최초 매수 1위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실수요자는 단순히 가격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대출이 가능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출퇴근 시간, 단지 연식, 주변 시세, 향후 상환 부담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첫 집은 사는 것보다 버티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