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300곳 확보·작년 매출 60억 안팎…올해 200억~250억원 목표

“전 세계 어떤 사람도 언어 장벽 때문에 소외되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인공지능(AI) 통번역 기업 엑스엘에이트의 정영훈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강남구 엑스엘에이트 사무실에서 본지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인공지능(AI) 통번역 기업 엑스엘에이트가 미디어 현지화 시장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시간 회의와 교육 현장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콘텐츠 자막·더빙 자동화 기술로 시작해 기업 회의, 국제 학회, 대학 강의실 등 언어 장벽이 발생하는 현장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정 대표 삼성전자에서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하고 컬럼비아대에서 컴퓨터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구글 검색팀에서 일하며 관련 분야 경험을 축적했다. 이후 2019년 구글을 떠나 공동창업자 박진형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실리콘밸리에 엑스엘에이트를 세웠다. 미국 법인은 해외 영업을, 국내 조직은 엔지니어링을 맡는 역할 분담 구조로 운영 중이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미디어 현지화 플랫폼 ‘미디어캣’과 실시간 통역 플랫폼 ‘이벤트캣’이다. 미디어캣은 번역, 자막, 더빙 등 콘텐츠 후반 작업을 지원하며 후반 제작 스튜디오와 언어서비스기업(LSP)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벤트캣은 줌,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구글 밋, 웹엑스 등 주요 회의 플랫폼에 AI 봇 형태로 연동돼 실시간 통역을 제공한다. 인간 통역사를 상시 투입하기 어려운 기업 회의, 국제 세미나, 학회 현장이 주요 수요처다.

엑스엘에이트는 단순 정확도 경쟁보다 데이터 품질과 현장 맞춤형 대응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일반 번역 엔진이 인터넷 기반 데이터에 의존하는 반면, 엑스엘에이트는 전문 번역가가 교정한 미디어 콘텐츠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을 고도화했다. 정 대표는 “구어체나 실제 대화 맥락에서 정확도 차이가 분명하게 난다”며 “행사나 학회별로 발표자 이름, 기관명, 전문용어를 미리 반영하는 커스터마이징이 저희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적용 분야는 교육 시장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해외 유학생 증가와 글로벌 캠퍼스 확대에 따라 강의·토론·공동 프로젝트 과정에서 언어 장벽을 낮추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정 대표는 “프랑스, 터키, 일본 등 여러 나라 학교에서 이미 서비스를 쓰고 있고, 국내에서는 연세대와 클래스룸 환경 적용을 논의하고 있다”며 “글로벌 학회와 대학 강의실 수요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적도 성장세다. 정기 이용 고객사는 약 300곳으로, 국내에는 SK텔레콤·LG·중소벤처기업부·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이 포함돼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60억원 정도지만, 올해 매출 목표는 200억~250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부터 손익분기점을 넘겼지만, 당분간은 이익보다 연구개발과 시장 선점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기본적인 번역 품질은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고유명사와 전문용어, 행사 맥락을 얼마나 반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기업과 행사, 교육 환경에 맞는 실사용형 통역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