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연 1.1bp 이내…저원가성 자금 확보·추가 사업 교두보

NH농협은행이 현 정부의 핵심 금융 프로젝트인 ‘국민성장펀드’의 재정자금을 관리할 첫 수탁은행으로 낙점됐다. 5대 시중은행이 맞붙은 치열한 수수료 입찰 경쟁 끝에 농협은행이 향후 20년간 정책자금의 ‘금고지기’ 역할을 수행하며 정책금융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
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산업은행이 진행한 ‘국민성장펀드 재정관리 수탁은행’ 입찰에서 NH농협은행이 최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재 최종 협상 진행 중이며 농협은행은 계약 체결 이후 이달 말부터 업무를 개시할 전망이다.
이번 입찰은 국민성장펀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재정관리 수탁은행을 선정하는 절차라는 점에서 금융권 안팎의 관심을 끌었다. 실제 지난 2월 공고된 입찰에는 농협은행과 KB국민·우리·하나·IBK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이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입찰에서 산업은행의 평가항목은 기술능력평가 80점, 가격평가 20점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술능력평가에서는 △경영지표현황(BIS비율·자기자본규모) △수탁용역 수행 방안 및계획 △컴플라이언스 및 내부통제 등이 주요 평가 항목으로 반영됐다.
수탁은행으로 선정되면서 농협은행은 국민성장펀드 조성을 위해 출자되는 정부 재정 중 직접투자와 인프라 투·융자 사업에 투입되는 5500억원을 관리한다. 국민성장펀드 자금이 기업에 집행되면 △계약자산의 보관·관리 △운용자금 결제 △배당금 및 원리금 수령 등의 실무를 맡는 구조다. 사실상 펀드 자금 흐름 전반의 실무 창구를 담당하는 셈이다.
인프라 투·융자 사업에 자금이 공급되는 만큼 계약 구조도 장기다. 농협은행은 최종 계약이 마무리되면 2046년 3월말까지 20년간 국민성장펀드 재정관리 수탁 업무를 수행한다.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수탁수수료는 연간 최대 12억1000만 원 한도 내에서, 위탁자산(5500억 원)의 연 1.1bp(1bp=0.01%포인트) 이내로 결정된다. 단순 계산하면 농협은행은 연간 약 6억원 수준의 수수료를 받는 셈이다.
수익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은행권이 이번 입찰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는 ‘상징성’과 ‘미래 사업권’ 때문이다. 국민성장펀드는 5년간 총 150조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초기 사업의 수탁권을 따낼 경우 향후 이어질 추가 재정 투입이나 후속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특히 국민성장펀드 수탁은행은 단순한 수수료 사업을 넘어 향후 정책금융 사업 참여의 교두보 성격도 있다는 게 은행권 시각이다.
현 정부가 관심을 두고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는 5년간 150조원을 투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향후 추가 재정 투입이나 후속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초기 수탁은행으로 선정되면 정책금융 집행 과정에서 레퍼런스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수료만 놓고 보면 큰 사업은 아니지만 저원가성 자금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민성장펀드가 향후 추가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농협은행이 초기 수탁은행에 들어간 상징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