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자율선택제 확산 속에서 대학 간 경계를 허무는 ‘공동 교육과정’ 실험이 본격화됐다. 교양·기초교육 기반이 여전히 취약한 구조 속에서 대학들이 연합형 교육 모델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흐름이다.
26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 관내 3개 대학인 경희대학교와 서울시립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가 ‘전공자율선택제 공유대학’ 삼자 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자유전공학부생을 대상으로 대학 간 공동 교과·비교과 과정을 운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학생들은 소속 대학의 경계를 넘어 다양한 수업과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게 되며, 대학들은 협력 기반 교육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특히 △공동 교육과정 운영 △오픈배지 기반 학습 인증 △협력형 문제해결 학습 확대 등을 통해 창의·융합 역량과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실무협의체를 중심으로 자유전공학부 페스티벌 등 성과 확산 프로그램도 추진된다.
이번 협약은 최근 대학가에서 확산 중인 ‘전공자율선택제’ 흐름과 맞물린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대학 무전공 선발 확대와 함께 전공자율선택제가 확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과 중심주의와 인기 학과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대학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해 진로를 탐색하고 그에 적합한 전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체계적인 학사 지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배경이다.
다만 제도 확산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의 기반은 여전히 전공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설 한국교양기초교육원의 ‘2025년 교양교육과 전공자율선택제 현황조사’에 따르면, 교양 이수 학점 비율은 전체 졸업 학점의 24.99%로 권장 기준(35%)에 크게 못 미쳤다. 전공 학점 비율은 50.3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교양교육 조직의 위상은 강화됐지만 재정은 외부 사업 의존 구조가 뚜렷했다. 교양교육 전담기관 평균 예산의 약 70%가 외부 재정지원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공자율선택제를 뒷받침할 기초 교육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한계를 고려할 때, 이번 3개 대학의 협약은 개별 대학 차원의 교육과정 개편을 넘어 ‘대학 간 공동 운영’이라는 방식으로 전공자율선택제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읽힌다.
강기훈 한국외대 총장은 “3개 대학 공동교육과정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창의융합 인재 양성 생태계 고도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진상 경희대 총장은 “학생들이 대학의 벽을 넘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고 했고, 원용걸 서울시립대 총장은 “전공 선택권 확대와 융합적 사고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