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10일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가운데 증권가는 간접고용 모델의 구조적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18일 KB증권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인 이달 10일 407개 하청 노조가 221개 원청에 교섭을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7월 15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법의 본질은 파업이 아니라 구조 변화에 있다"며 "노란봉투법은 임금을 올리는 법이 아니라 교섭 채널을 여는 제도적 방아쇠"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기준을 '구조적 통제'로 구체화해 간접고용 생산 모델의 경제성을 바꾼다"며 "실제 비용은 교섭 타결→계약 반영→재무 인식의 단계를 거쳐야 하며, 속도와 크기는 섹터별 계약 구조에 따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가 봐야 할 것은 한국 제조업이 30년간 의존해온 간접고용 모델이 어떤 경로로, 어떤 속도로 바뀌는지다"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업의 장부상 노무비는 15.9%에 불과하나, 외주가공비까지 합산하면 47.6%다. 선박건조업도 노무비 10.0%에 외주가공비 21.7%를 더하면 31.7%로, 장부상 노무비의 3배를 넘는다. 도급비 안에 하청 인건비가 포함되나 회계상 경비로 분류돼 발생하는 괴리다.
전자부품을 제외한 제조업의 외주가공비(110조4000억원)는 감가상각비(43조7000억원)의 2.5배에 달하며, 선박건조업의 외주가공비가 2021년 6조4000억원에서 2024년 13조4000억원으로 두 배 증가한 시점에 법이 시행된다는 점은 교섭 대상인 간접고용의 기저가 급팽창했음을 뜻한다.
또한, 업종별 영향은 균일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간접 노동비용 노출이 크고 적응 경로가 제한적인 종합건설과 선박건조가 영향이 가장 크다"며 "건설·조선·물류는 기성금·월별 정산 구조로 교섭 타결 후 1~2개월이면 원가에 반영되고, 유통·보안은 위탁 계약 갱신에, 자동차 부품·철강은 납품 단가 재교섭에 연동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은 섹터 내에서도 간접고용을 선제 축소하거나 해외 생산 비중이 높거나 자동화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기업은 노출도가 구조적으로 낮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비용 변화는 동시에 새로운 매출 기회를 만든다"며 "제조업 외주가공비 130조4000억원 중 일부가 자동화 설비투자(CAPEX)로 전환되는 흐름이 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ESG관점에서 이 전환은 양면적"이라며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사회 요소 측면 기회인 동시에, 간접고용 축소라는 리스크를 수반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이 노동자의 교섭력을 강화하는 반면 기업은 교섭 대상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적응한다는 구조적 긴장이 존재한다"며 "핵심 모니터링 포인트는 4월 중순 노동위 첫 사용자성 판단, 7.15 총파업 예고일, 올 하반기 건설·조선·물류 분기 실적"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