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브라더스” 재확인…양사 모두 핵심 파트너
HBM 넘어 파운드리·패키징까지 협력 확장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에서 한국 기업의 위상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석상에서 삼성전자를 향해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차세대 AI 칩 생산을 위한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동시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완벽하다(Perfect)"는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굳건한 신뢰를 보였다.. AI 인프라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메모리를 넘어 파운드리와 패키징까지 포함한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다.
1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삼성이 우리를 위해 ‘그록(Groq) 3 LPU’을 생산하고 있다”며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삼성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차세대 추론 전용 칩(LPU) 생산을 삼성 파운드리가 맡고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번 발언은 삼성전자가 단순 메모리 공급을 넘어 AI 칩 제조 영역까지 협력 범위를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공급망에서 삼성의 역할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중심에서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으로 확대되는 분기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달 업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하며 AI 메모리 경쟁에서 반격에 나선 상태다. 이어 GTC 현장에서는 HBM4E 실물 칩과 차세대 패키징 기술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특히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HBM4와 서버용 메모리 모듈,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묶은 ‘메모리 토털 솔루션’을 공급하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황 CEO는 ‘GTC 2026’의 삼성전자 전시장을 찾아 그록 칩의 웨이퍼와, 베라루빈 플랫폼에 연달아 서명했다. HBM4 코어다이에는 ‘어메이징 HBM4!’라는 글귀를 새겼고 그록 칩 웨이퍼에는 ‘그록 슈퍼 패스트’라고도 썼다.

SK하이닉스에 대한 평가도 직설적이었다. 황 CEO는 SK하이닉스 전시장에서 하이닉스의 메모리 기술력을 두고 “완벽하다(perfect)”고 표현했다. 그는 SK하이닉스의 HBM4와 서버용 저전력 메모리 모듈 ‘소캠2’가 탑재된 베라 루빈 칩 시제품 여백에 ‘젠슨♡SK하이닉스’라는 글귀를 적고 서명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3E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며 엔비디아 AI 가속기 핵심 공급사로 자리 잡았다. 이번 GTC에서도 SK하이닉스는 HBM4와 HBM3E를 포함한 AI 메모리 풀라인업을 공개하고 엔비디아와의 협력 성과를 전면에 배치했다.
황 CE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동시에 언급하며 양사를 모두 전략적 파트너로 규정했다. 그는 앞서 “두 회사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며 “치맥 브라더스”라고 표현한 바 있다. AI 반도체 시장이 급팽창하는 상황에서 특정 기업에 의존하기보다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