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동시에 수상한 가운데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K팝 팬들의 한을 풀어준 작품”이라며 의미를 짚었다.
김 평론가는 17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그 작품을 봤을 때 그래미를 포함해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며 “음악성과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작품성을 갖췄고 무엇보다 K팝 팬들의 한을 풀어준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K팝을 다룬 작품은 있었지만 K팝의 본질을 다룬 작품은 거의 없었다”며 “제작진이 K팝 팬이라는 인식이 들 정도로 세밀한 요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팬들이 알아볼 수 있는 디테일한 묘사가 작품 흥행의 핵심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실 고증이나 세밀한 미장센이 곳곳에 있었기 때문에 팬들이 알아볼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며 “초기에 K팝 팬들이 열광하고 이후 일반 대중까지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고 봤다”고 했다.
김 평론가는 또 작품이 K팝 팬층에만 머무르지 않은 이유로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장르적 특징을 꼽았다. 그는 “젊은 세대는 퇴마사 같은 오컬트 장르에 열광한다”며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도 전 세계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한국적인 요소와 세계적인 트렌드를 결합한 점도 성공 요인으로 지목했다. 김 평론가는 “K팝이라는 점도 있지만, 보편적인 트렌드와 형식을 갖췄기 때문에 K팝에 관심이 없는 젊은 세대도 열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한국 문화 표현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김 평론가는 “교포 2·3세들이 한국 문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며 “한국 문화가 자신의 정체성이기도 하고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문화라는 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표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 속 장면을 예로 들며 김밥 장면을 언급했다. 그는 “김밥을 통으로 먹는 장면처럼 애정이 없으면 알 수 없는 디테일한 묘사가 있었다”고 했다.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 배경으로는 폭넓은 관객층을 꼽았다. 그는 “주토피아2는 어린 관객층 중심의 작품이지만 ‘케데헌’은 유치원생부터 20·30대까지 포괄하는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확보한 점이 수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또 할리우드에서 최근 주목받는 서사 구조 역시 작품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김 평론가는 “서양 오컬트물은 선악이 명확한 이분법적 구조가 많은데 ‘케데헌’은 상대적이고 포용적인 관점의 서사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그는 영화 OST ‘골든(Golden)’이 주제가상을 받은 점도 K팝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상식에서도 ‘K팝’이라는 단어가 정확하게 언급됐다”며 K팝 곡의 완성도와 정체성이 작품에서 잘 구현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미 수상 의미도 짚었다. 김 평론가는 “그래미에서 받은 ‘시각적 매체용 주제가상’도 굉장히 큰 상”이라며 “지금 젊은 세대는 시각적 매체를 통해 음악을 소비하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서는 최고의 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평론가는 작품 음악 역시 의미 있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케데헌 OST는 한국 K팝 작곡가들이 만든 곡”이라며 “이 점이 K팝 정체성을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팬들은 한국을 더 참신하고 센세이션하게 느낀다”며 “K팝은 한국이라는 장소성과 전통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할 때 외국인들이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런 흐름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성을 가지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