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중앙지검 특활비 배정·집행액 비공개 처분 취소…“수사 진행 추단 어려워”

입력 2026-03-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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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개법 입법 목적·예산 투명성·국민 감시 필요성 고려”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조소현 기자 sohyun@)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조소현 기자 sohyun@)

서울중앙지검이 특수활동비(특활비) 월별 배정액과 집행액, 잔액 등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처분은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양상윤 부장판사)는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하승수 공동대표가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하 대표는 2024년 10월 이창수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중앙지검 월별 특활비 지출내역기록부 하단에 기재된 배정액(수입), 집행액(지출), 가용액(잔액) 등의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그러나 중앙지검은 해당 정보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상 ‘수사에 관한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검찰은 월별 배정액은 전월 가용액과 검찰총장이 당월 지급한 특활비가 합산된 금액이고, 집행액은 당월 현안 수사 비용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공개할 경우 검찰총장이 어떤 관할구역의 수사를 명목으로 특활비를 집행했는지 알 수 있고, 각급 검찰청의 특정 수사 진행 여부나 경과를 추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특활비 관련 정보라고 해서 일률적으로 비공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활비는 일정 부분 기밀성이 요구되는 경비지만 지출내역기록부에 기재된 정보라도 내용에 따라 기밀성을 요하는 정도가 상이하고, 정보 공개로 인해 직무 수행에 미치는 영향 또한 상이하다”며 “비공개 여부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 된 정보는 중앙지검의 월별 특활비 기록 가운데 배정액·집행액·잔액 등 금액 정보에 해당할 뿐이라며, 이를 공개하더라도 수사 활동의 주체나 대상,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 드러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해당 정보 공개만으로) 수사 직무 수행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장애가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해당 정보 공개로 불필요한 의혹이나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를 이유로 비공개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정보공개법의 입법 목적과 국가 예산 운영의 투명성, 국민의 감시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사정만으로 수사 직무 수행에 직접적인 장애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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