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논단_조동근 칼럼] 250년 전 ‘국부론’이 한국에 울리는 경종

입력 2026-03-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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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스미스, 이익집단 입법포획 경고
재정중독에 빠져있는 정부·여당
反시장적 경제관 빨리 벗어나야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250년 전인 1776년 3월 9일, 인류 지성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찍은 아담 스미스(Adam Smith)의 『국부론』이 출간되었다. 스미스는 국부를 ‘한 나라가 갖고 있는 금과 은의 총량’이 아닌 ‘국민들이 소비하는 생산물의 총량’으로 규정하고 그 국부가 어떻게 하면 많이 생산되어 국민들의 후생을 증진시킬 것인가를 즉, ‘국부의 본질과 원인’에 관해 연구했다. 그 결실이 『국부론』이며, 스미스는 ‘경제학의 아버지’로 칭송되었다.

우리는 “왜 지금 다시 『국부론』을 펼쳐보아야 하는 가”. ‘자유주의 후퇴와 민주주의 위기’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출권력이 임명권력의 위에 있어야 한다’고 천명했다. 그리고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강조하면서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고 언급해 그의 ‘반(反)시장적 경제관’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1835,1840)에서 ‘다수의 폭정’을 ‘민주주의 구조적 위험요인’으로 인식했다. 선거에서 이긴 정파가 ‘입법·행정뿐 아니라 사상·여론의 영역’에서 소수·개인의 자유를 압박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다수의 폭정(Tyranny of the Majority)’을 경고했다. 국부론에 ‘다수의 폭정이 그대로 나오지는 않지만 스미스는 “대중영합, 여론정치, 정책포획”을 비판했다. 스미스 비판의 핵심은 ‘여론의 소란’과 조직된 이익집단에 의한 ‘입법 포획’(regulatory capture)이다. 민노총에 의한 ‘중대재해처벌법, 노란봉투법’이 그 사례이다.

스미스는 일찍이 국부론에서 하이에크(Hayek)가 설파한 ‘지식의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정부는 사적 개인들의 경제활동을 감독하고 그것을 ‘사회의 이익에 가장 적합한 고용’으로 이끄는 일의 의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지혜와 지식’은 어떤 인간에게도 충분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가 그 일을 하겠다고 나서면 ‘나는 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고 ‘과잉개입·오판·권력남용’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설파했다.

‘설계주의’ 비판을 통해, 그는 볼세비키 혁명이 일어나기 140년 전에 이미 사회주의 실패를 예견했다. “정부에 의한 개별 노동·자본을 ‘가장 사회에 이로운 곳’으로 배치하려는 시도 자체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국부론의 핵심 메시지는 ‘정의의 법과 도덕감정에 규율된다면’ 사익(私益)에 이끌린 경제주체의 자율적 판단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논리는 훗날 ‘하이에크’가 언급한 ‘지식의 분산, 정보 문제’와 정확히 연결된다. 그는 가격기구에 녹아있는 ‘현장 지식 활용’의 중요성에 눈을 떴다.

아담 스미스의 재정관에 천착해야 한다. 그는 “조세(일반재원)와 수익자 부담(통행료·사용료 등)”을 재정 수입의 기본으로 간주했다. 적자재정을 피하려한 것은 당시 국채발행이 흔치 않아서가 아니라 ‘국가부채 누적’의 구조적 폐해를 일찍이 목도했기 때문이다.

스미스가 『국부론』을 쓸 당시 영국은 전쟁비용을 ‘국채로 조달하는 관행’이 정착되어, 국가부채가 크게 누적돼 있었다. 그는 공공부채 누적을 강하게 비판했다. 핵심은 “전쟁 때 빚을 내면, 평화가 와도 세금이 줄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쟁 빚의 이자’에 저당(mortgaged) 잡혀 평시에도 지출이 지속되는 구조를 지적한 것이다. 그는 ‘전쟁비용은 당대에 부담시키는 편’이 절제와 감시를 낳는다는 논지를 폈다. 그리고 “국채가 너무 편한 조달수단이 되어 국가를 ‘만성부채국가’로 만든다”고 경고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재정중독에 깊이 빠졌다. ‘2026년 예산안 의결 국무회의’에서 “밭은 넘치는데 뿌릴 씨가 부족하다. 씨앗이 부족해도 밭을 묵혀둘 수 없으니 ‘빌려서라도’ 뿌려야 한다”는 발언이 난무했다. “한 됫박 빌렸다가 씨 뿌려서 가을에 수확해 갚으면 된다”는 식으로 적자국채 발행을 공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빚=나쁜 것”이라는 직관을 “빚=수확을 위한 선투자”로 바꿔치기했다. 사기술이 아닐 수 없다. 2026년에 기록적인 재정적자를 기록한다면 그게 바로 향락주의(YOLO)인 것이다. “현재를 탕진하고 미래를 착취했다”는 오명을 벗으려면, 『국부론』을 곁에 두어야 한다. 그것이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는 치명적 무지와 독선을 중화시키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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