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두나무 편입·미래에셋 코빗 인수…금융권 가상자산 진입 확대
가상자산 인프라 투자도 확산…금융·가상자산 결합 경쟁 본격화

가상자산 기업과 인프라에 주로 투자하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의 자본 흐름이 초기 스타트업 위주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기업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전략적 투자와 사업 재편 움직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권과 빅테크가 가상자산 거래소와 인프라에 직접 투자하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서는 양상이다.
8일 갤럭시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크립토 스타트업에 대한 VC 투자액은 전 분기 대비 84% 급증한 85억 달러(약 12조3300억원)로, 2022년 2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거래 건수도 425건으로 전 분기보다 2.6% 늘었다.
특히 자본이 초기 스타트업보다 이미 사업 기반을 갖춘 기업으로 집중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갤럭시 리서치는 이러한 흐름이 크립토 시장이 탐색 단계를 지나 성숙 단계로 이동하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초기 프리시드(Pre-seed) 투자보다 검증된 기업에 자금이 더 쏠리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자본 흐름 변화는 국내 시장에서도 감지된다. 단순 지분 투자에 그치기보다 가상자산과 기존 산업을 결합하려는 전략적 진입이 늘고 있다. 금융권과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거래소 인수와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포괄적 주식교환이 대표적인 사례다.
공시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 주식 1주당 자사 신주 약 2.54주를 교부하는 방식으로 두나무 지분 100%를 확보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합병 기자회견에서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기술 결합으로 글로벌 가상자산·핀테크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네이버와의 협력이 더 큰 확장성을 가져올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도 가세했다.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달 13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보통주 약 2690만 주를 1335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거래가 완료되면 지분율은 92.06%에 달한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분 취득 목적으로 “가상자산 기반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고 밝혔다. 이는 미래에셋그룹이 추진하는 ‘디지털 3.0’ 전략의 일환으로, 전통 금융을 넘어 디지털 자산을 포함한 새로운 금융 질서에 대응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인프라 투자도 활발하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쟁글에 100억원을 투자해 가상자산 데이터와 리서치 역량을 강화했다. 웹3.0 기업 크리서스(Kresus)에는 18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크리서스의 시드리스 지갑 보안 기술과 토큰화 인프라를 활용해 대고객 가상자산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기존 금융상품과 연계한 실물자산(RWA) 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한화투자증권은 밝혔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본이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과 인프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국내에서도 거래소 편입, 경영권 인수, 데이터·지갑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한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흐름"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