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고려아연 주주제안 속내는...제안 안건 살펴보니

입력 2026-03-0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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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측 신규이사 6인안 통과할 경우...법적 요건 충족 못해, 주총 또 열어야
신사업 확대 등 경영 효율성 저해할 수 있는 안건 다수

▲지난해 3월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주주확인을 받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지난해 3월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주총장에 입장하기 위해 주주확인을 받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고려아연 주주총회 개최가 채 3주도 남지 않으면서, 경영권 분쟁 구도 속에서 주총 안건을 둘러싼 힘겨루기도 거세다. 특히 홈플러스 사태로 경영관리 능력은 물론, 차입매수와 사기 의혹 수사 등 수세에 몰린 MBK파트너스(MBK)와 통합환경허가 미이행 등으로 환경논란에 휩싸인 영풍이 안건을 중심으로한 판세전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MBK·영풍 측은 ‘지배구조 선진화’와 ‘주주가치 제고’ 등 지금까지 외쳐온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주주제안 안건들을 살펴보면 실제 구호와는 맞지않는 요구들도 곳곳에 포진돼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분쟁과 현경영진 견제에 포커스를 맞췄을 뿐 실제적인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진정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MBK·영풍은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이사 6명 선임 집행임원제 도입 △10분의 1 액면분할 △임의적립금의 미처분이익잉여금 전환 △신주 발행시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이사회 의장의 주주총회 의장 선임(임시의장 선임) 등의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이 중에서 MBK·영풍 측과 고려아연이 가장 첨예하게 맞부딪치고 있는 안건은 ‘이사수’ 안건이다. MBK·영풍 측이 6인을 제안한데 반해 고려아연 5인을 앞세우고 있다.

MBK·영풍 측이 6명을 주장하는 건 실제 6명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제안이 지난해 개정된 상법 개정을 수용해야 하는 기업의 의무를 도외시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이사수 상한이 19인으로 돼 있는 고려아연은 현재 19명이 모두 자리하고 있고, 이번 주총에서 6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따라서 이번에 6명의 이사회 멤버를 선임할 경우, 19명 상한이 다 차면서 상법개정에 따라 올해 9월부터 적용해야하는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뽑을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현재 1명인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명으로 늘려야하지만 실제 이를 실행할 수 없는 이른바 불법 상태에 놓이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상장 기업들 상당수가 분리선출 해야하는 감사위원 자리를 이번 주총에서 아예 선임하며 올해 9월 이후 맞이하게될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있는 모습과는 상반되는 주장인 셈이다.

이번에 고려아연이 분리선출 해야하는 감사위원 2명을 갖추지 못하게 되면 회사 측은 차후에 임시주주총회까지 개최해야하는 추가비용 등 부담까지 더해진다. 이에 대해 사실상 임시주총을 또 열게 하고, 회사 측이 법 위반 상태에 놓이는 부담을 지게 하겠다는 MBK·영풍 측의 꼼수가 숨어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이른바 비용과 부작용 등 회사 측이 입을 부정적 요소를 감안하지 않은 채 분쟁의 연장선상에서 유불리에 따라 안건을 제안하고 나섰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MBK·영풍 측의 또 다른 안건은 이른바 ‘독소조항’으로 불릴만하다.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를 정관에 명문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상법을 무력화하는 조항을 정관에 넣자는 주장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회사 측은 상법개정 취지에 맞게 일반적인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의 정관 명문화를 내세우는 반면 MBK·영풍 측은 정관에 신주발생시 이사의 충실의무를 규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재무적, 기술적 이유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해 상법에서 예외를 인정하고 있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까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명문화하자며 법의 취지마저 무색한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이 고려아연 측의 입장이다.

전략적 투자나 회사의 필요성 등과 상관없이 일부 주주의 반대만으로도 투자가 원천봉쇄될 수 있게되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독소조항이다.

특히 MBK·영풍은 지난해 말 고려아연이 미국 통합 제련소(크루서블 프로젝트)를 발표한 당시 총주주 이익은 고려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이미 보인 바 있다. 크루서블 프로젝트에 찬성한다면서 프로젝트의 ‘전제 조건’인 미국 정부 등 전략적 투자자 대상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반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이 기각된 후에도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로펌을 로비스트로 선임하면서 크루서블 프로젝트에 대한 ‘견제’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제련소 건설 추진 소식이후 고려아연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크루서블 프로젝트 발표 직전인 지난해 12월 12일 151만8000원에서 이란 사태 발발전인 지난 26일 205만 원까지 상승하며 시장의 높은 평가와 함께 투자자들의 관심과 함께 기업가치가 크게 재평가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MBK·영풍 측의 오락가락 주주제안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 집행임원제 도입을 제안했지만 주주총회 당일 입장을 바꿔 반대하면서 안건이 부결됐다. 같은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이 제안해 가결된 10분의 1 액면분할은 법원 가처분을 제기하면서까지 저지했다. 해당 사건은 지금까지도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스스로 저지한 안건을 불과 1년만에 ‘재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앞뒤가 안맞는 주장은 결국 회사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MBK·영풍 측의 ‘도덕성’을 질타하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개최된 고려아연 이사회에 참석한 MBK·영풍 측 인사들은 고려아연이 이사회 내용을 공시하기 이전에 핵심 내용을 보도자료 형태로 배포했다. 이는 ‘이사 및 감사 등의 비밀준수의무’를 규정한 상법 제382조4를 위반한 행위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이사는 재임 중은 물론 퇴임 이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회사의 영업상 비밀을 외부에 누설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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