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건설 후방산업...보릿고개 끝날 날까지 '버티기' 전략

입력 2026-02-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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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그래픽=김소영 기자 sue@)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가구, 시멘트, 건자재, 페인트(도료) 등 후방 산업이 일제히 직격탄을 맞고 있다. 주택 착공과 부동산 거래시장 위축, 리모델링 수요 감소 등이 지속되면서 건설과 밀접한 관련 업종의 실적이 전방위적으로 악화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고환율 리스크까지 덮치면서 업계의 비용 압박도 커졌다. 올해도 건설 경기의 뚜렷한 회복 시그널이 보이지 않아 후방 산업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구업계 3사인 한샘과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한샘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7445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85억원으로 전년보다 40.8% 뒷걸음질쳤다. 현대리바트 역시 지난해 매출 1조5462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7.3%, 34.6% 밀렸다. 신세계까사는 매출(626억원)이 7% 늘었지만 영업손실(-29억원)이 발생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분양 물량 감소로 빌트인 부문 실적이 악화하고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으면서 가구 교체 수요가 크게 가라앉은 영향이 컸다.

건설 경기와 밀접한 시멘트 업계의 분위기는 더 암울하다. 한일시멘트의 지난해 매출(1조4239억원)은 전년 대비 18.2% 감소했고, 영업이익(1319억원)은 반토막(51.4%↓)났다. 삼표시멘트도 작년 매출(6769억원)과 영업이익(766억원)이 각각 14.4%, 26.3%의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매출은 8% 가까이 줄어든 1조240억원, 영업이익은 45% 급감한 77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주요 시멘트사들의 내수 출하량이 34년 만에 최저(3810만톤)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기업들 역시 수익 방어에 실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료 업계 역시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공업의 작년 연매출은 각각 7711억원, 6171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1.8% 줄었다. 영업이익은 302억원, 96억원으로 각각 31%, 49.7% 급감했다.

주요 건자재 기업들은 창호·단열재 등 건축자재 수요 부진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최대 80% 넘게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흔들린 배경엔 전방산업인 건설업 침체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전국 주택 착공은 27만2685가구로 전년 대비 10% 넘게 줄었고, 공동주택 분양 물량 역시 19만8373가구로 1년 만에 14% 감소했다. 준공(입주) 물량도 34만2399가구로 전년보다 17.8% 밀렸다.

▲서울 남산에서 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서울 남산에서 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화되며 고공행진 한 것도 수익 방어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구업계에선 고환율로 목재와 철강 등의 원가가 줄줄이 뛰었다. 시멘트 업계에선 시멘트 제조 연료인 유연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탓에 환율 리스크를 피하지 못했다.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하는 페인트 업계도 성수기에 대비해 미리 확보했던 원재료들이 소진되면서 고환율의 원가 압박이 이어졌다. 실제 이들 기업의 작년 매출 감소폭은 최대 18% 수준인 반면 영업이익은 많게는 절반 이상 주저앉았다.

문제는 올해도 회복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내수 출하량이 작년보다 더 낮은 3600만 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는 계속되는 실적 악화 충격을 완화할 돌파구를 찾고 있다. 가구업계는 오프라인 매장 확대와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한 수익 개선에 나서고 있고, 다른 업계 역시 비용 절감과 기술 경쟁력 강화, 원재료 구매처 다각화 등의 전략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관련 업종들이 내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 원가 개선이나 비용 효율화 등으로 숨구멍을 찾아가면서 일단 버티는 전략을 이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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