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부품업계 긴장 고조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에 위법 판결을 내렸지만, 국내 자동차 업계의 긴장감은 오히려 고조되고 있다. 상호관세 무효화로 줄어든 세수를 자동차 등 품목관세 인상으로 메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미 연방 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한국 등 세계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최종 판결했다. 이에 따라 일단 한국에 적용되던 15% 상호관세는 법적 효력을 잃게 됐다.
그러나 현재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적용되는 관세는 상호관세가 아닌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관세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는 15%의 품목관세가 부과되고 있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 폐지로 줄어든 세수를 만회하기 위해 품목관세를 현행 15%에서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결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 판결에 매우 실망했다"면서도 "IEEPA에 따른 관세보다 강력한 수단, 방법, 법규,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전 세계에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즉각 서명했다. 이 관세는 사흘 후 발효된다.
다만 무역법 122조는 최장 150일, 최대 15% 관세만 부과할 수 있어 임시적 조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150일 동안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201조·301조, 관세법 338조 등 다양한 대안 수단을 동원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무역법 122조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301조 관세 권한을 결합하면 2026년 관세 수익은 사실상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세 수입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품목관세 강화가 현실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 입장에서는 현행 15%인 품목관세가 인상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지출한 관세 비용은 전체 7조2020억원에 달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1조46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9.5%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기아 역시 28.3% 줄어든 9조781억원에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호관세가 위법 판결을 받았지만 자동차 품목관세는 별도 법적 근거를 갖고 있어 이번 판결과 무관하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줄어든 세수를 품목관세 인상으로 보전하려 할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