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판결 후폭풍…한국 기업, 다시 ‘정책 리스크’ 한복판 [美 상호관세 위법]

입력 2026-02-2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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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위법 판단에도 美 ‘플랜B 관세’ 유지 가능성
대미 투자 압박 지속…韓 기업 통상 리스크 다시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백악관에서 ‘상호관세’에 관한 행정명령을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D.C./신화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백악관에서 ‘상호관세’에 관한 행정명령을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D.C./신화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조치를 위법으로 판단하면서 글로벌 통상 질서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관세 부담 완화 기대가 일부 나오지만 정책 방향 자체가 다시 불확실해지며 한국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를 전제로 투자와 생산 전략을 설계해 온 기업들이 다시 시나리오 수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주요 교역국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국가별 관세의 법적 기반이 흔들리며 기존 통상 정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이번 판결이 관세 리스크의 종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판단은 IEEPA를 근거로 한 상호관세에 제동을 건 것이지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관세 부과 권한까지 제한한 것은 아니다. 행정부가 다른 법적 근거를 활용해 관세 정책을 이어갈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플랜B’를 통해 유사 수준의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반복해 왔다. 최근에는 관세 인상을 무기로 한국에 신속한 대미 투자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2일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한국에 25%를 부과했고 같은 달 3일부터 자동차 25%, 5월 3일부터 자동차부품 25% 관세를 적용했다. 이후 한국이 지난해 7월 3500억달러(약 50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자 미국은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고 11월에는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과 함께 소급 인하가 이뤄졌다. 관세와 투자가 사실상 한 묶음으로 설계돼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오히려 기업 의사결정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본다. 행정부와 사법부의 충돌이 이어지고 판결을 둘러싼 미국 내 정치 갈등이 확대될 경우 기업들이 신규 투자나 채용 결정을 미루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체 관세 논의가 이어지는 기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한국은 재협상 여지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관세 협상 과정에서 상호관세뿐 아니라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압박이 더 크게 작용했고 대규모 투자 약속 역시 상호관세와 품목관세가 결합된 구조였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연방대법원 판결로 통상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무기로 한국에 신속한 대미 투자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일본이 예상보다 빠르게 첫 대미 투자 프로젝트를 확정하면서 한국의 협상 여지도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이행 속도가 관세 수준과 직결되는 구조가 굳어질수록 기업들은 생산 거점과 공급망 재배치를 정책 리스크 관점에서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업별로는 자동차와 전기차 공급망이 최전선에 있다. 대체 관세가 자동차와 부품 등 핵심 품목 중심으로 재설계될 경우 가격 경쟁력과 현지 생산 전략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전략 산업 역시 무역확장법 232조와 통상법 301조 등 다른 법적 수단을 통한 압박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투자 타이밍과 규모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

재계에서는 대법원 판결로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내놓을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이번 판결은 관세의 종결이 아니라 관세 정책의 재설계 신호에 가깝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가 플랜B를 통해 관세 정책의 연속성을 밀어붙일 경우 한국 기업들은 관세 비용뿐 아니라 정책 경로 자체가 바뀌는 불확실성까지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리스크는 완화가 아니라 재점화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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