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직관적 위험 고지’ 의무화·금융 교육도 시급

주식 투자가 전 세대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으나, 시장 참여자들의 리스크 관리 역량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나만 소외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투자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변동성에 대한 대비 없이 '묻지마 투자'를 감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우려도 나온다.
11일 경제 전문가들은 주식 열풍 시대에서 단순한 참여 확대를 넘어 금융 교육과 제도적 안전망 보완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의 외형적 성장에 걸맞게 질적으로도 시장 참여자들의 내실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주가 끌어올린 지수를 보고 시장 전반을 낙관하는 건 위험하다"며 "최근 외국인이 내놓은 약 11조원의 물량을 개미들이 덥석 받는 구조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다양한 세대의 주식 투자 참여 자체는 순기능이 있다고 평가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일단 주식 투자를 하면 시장을 계속 들여다본다"며 "시민들이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산업 구조나 글로벌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투자가 생존을 위한 필수 경로가 된 현실을 언급했다. 양 교수는 "2008년 이후 저금리 기조가 이어져 저축만으로는 노후 생활이나 자산 형성이 어렵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개인 투자가 활발해지는 흐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짚었다.

다만 국내 투자자들의 ‘한탕주의’식 투자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 교수는 "종잣돈이 비교적 적은 2030 세대는 분산 투자보다 특정 종목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작은 변동에도 손실이 확대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 역시 "부동산 시장의 똘똘한 한 채처럼 주식 시장에서 똘똘한 한 회사만 사면 된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자율이 비교적 낮고, 주식 수익률이 높은 상황에서 위험을 인지하더라도 빚투나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 교수는 "금융 상품 가입시 기계적으로 서명만 하게 돼 있어 투자자들이 손실 가능성을 체감하지 못한다"며 "정부가 증권사에 수익률 변화 등을 그래프나 이미지로 시각화한 자료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해 투자자가 위험을 직관적으로 인지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이어 "최근 상승장만 경험한 투자자들은 주식으로는 쉽게 돈을 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20년 치 데이터를 보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게 시장"이라며 "참여자들은 인덱스 펀드 등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고려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근본적으로 금융 문해력 제고를 위한 공교육의 역할도 강조됐다. 조 명예교수는 "입시 위주 공교육으로 경제 과목 비중이 작아 기본적인 경제 원리를 모른 채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현실"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경제 교육 강화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