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세상] 무질서를 질서로 바꾸는 레이저

입력 2026-0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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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섭 과학칼럼니스트/前 한국원자력학회 사무총장

제국주의가 다시 등장하는 듯하다. 양대 대전을 불러온 제1차 제국주의는 적자생존을 주장한 다윈이 일으켰다면 제2차 제국주의는 무임승차를 경멸하는 트럼프가 촉발했다. 제1차 제국주의는 1억 명 정도의 희생자를 냈지만 제2차 제국주의는 전체 인류를 몰살시킬 수도 있다. 지난 제국주의의 희생자인 한민족은 이번에는 벗어나야 한다. 타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한민족의 평화주의는 대책이 아니었고, 국제연합을 통한 조정을 주장했던 칸트의 영구평화론도 거부되고 있다.

말을 꺼내기가 조심스럽지만, 물리적 무기가 효과가 있다. 핵무기까지는 아니더라도 레이저 무기는 장만하여 둘 만하다. 레이저 무기는 빛의 속도로 목표물을 타격하는 정확성을 지닌 무기이다. 침입하는 미사일과 드론이 피할 틈을 주지 않고 파괴할 수 있다. 아직은 레이저 출력이 수십㎾급으로 미흡하지만 MW급으로 강해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고출력 레이저 기술은 전력 수송용으로 전환될 수 있다.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은 작년에 레이저로 8.6km 거리에서 0.8㎾ 전력을 30초간 전송했다. 레이저로 밤에 달 대신에 태양광 위성이 불을 밝히고, 날아가는 항공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레이저는 발표용 포인터에서 보듯이 퍼지지도 않고 직진한다. 아폴로 우주인들이 달에 설치한 거울을 맞추고 되돌아올 정도로 레이저는 직진성이 좋다. 강풍에 높아진 파고가 진행하면서 감쇄되는 현상과 비교해 보라. 레이저의 응집력(coherence)은 정확히 일치하는 주파수, 위상, 진행 방향 덕분이다.

대부분의 빛은 들뜬 분자들이 낮은 에너지 궤도로 떨어질 때 나온다. 이렇게 탄생한 빛은 위상이 틀어지고 방향성도 없다. 전압을 걸어 매질을 들뜨게 하였으니, 흥분된 매질에서 나오는 빛에서 응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데 레이저는 자발적으로 나오는 빛이 아니라 유도되어 방출된 빛이다. 들뜬 분자도 유도 빛에 호응하여 질서 정연한 레이저 광을 방출한다.

음전하를 띤 전자는 전자기파의 전기력을 받으니 유도 방출은 설명될 수 있다, 하지만 고전 전자기학으로 방출된 모든 빛이 위상과 주파수가 같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어렵다. 사실 빛은 천지창조에서부터 관심을 받았지만, 그 깊이는 무궁하다. 빛의 세계로 탐험을 떠나는 이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광자가 보존(Boson)이라는 핵심 특성 하나만 기억하자. 보존입자는 서로 뭉치기를 선호한다. 따라서 여러 개 광자들이 동일 위치, 동일 시간에 함께 있을 수 있어 광이 증폭된다. 보존과 대비되는 전자 같은 페르미온(Fermion)은 동일 상태를 점유하지 못한다는 배타 논리가 적용된다. 따라서 전자빔은 증폭될 수 없다. 대체로 세상 개체들은 서로 모이기보다 흩어지는 성질이 있다.

우리나라도 국방비를 투입하여 레이저를 개발한다. 핵심 기술은 매질을 들뜨게 하는 펌핑기술이다. MW 레이저 출력을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를 공급해야 하지만 기대하여 보자. 가입한 보험이 아까워 사고를 내지 않듯이 개발비가 아까워 전쟁하지는 않는다. 개발했지만 사용하지 않을 때 개발비가 환수된다. 한 번씩 위장막을 벗기는 것으로 족하다. 진흙탕서 핀 연꽃이 중생에게 고귀함을 주듯이 들뜬 매질에서 나온 레이저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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