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40년 맞는 현대차, 정의선 회장 리더십으로 ‘다음 도약’ 준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내년 미국 진출 40주년을 앞두고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엑셀’ 수출로 시작된 미국 시장 공략은 품질 혁신과 현지화 전략을 거치며 그룹 성장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미래차 경쟁 국면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1986년 울산공장에서 생산한 국내 첫 전륜구동 승용차 ‘엑셀’을 미국에 수출하며 현지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진출 첫해 16만 대, 이듬해 26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단기간에 존재감을 키웠다. 그러나 초기에는 품질 관리와 정비망 부족으로 브랜드 신뢰가 흔들리는 위기도 겪었다.

전환점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 경영’이었다. 품질·안전·성능 강화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연구개발(R&D) 투자와 현장 혁신을 확대했다. 특히 1999년 도입한 ‘10년·10만 마일 보증’은 애프터서비스 전략을 통해 품질 논란을 정면 돌파한 상징적 조치로 평가된다.

이후 현대차의 위상은 수치로 증명됐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충돌 안전 평가에서 총 21개 차종이 최고 등급(TSP+·TSP)을 획득하며 2년 연속 ‘가장 안전한 차’ 최다 선정 기록을 세웠다.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 지표로 꼽히는 J.D파워의 ‘2025년 신차품질조사(IQS)’에서도 글로벌 17개 자동차그룹 가운데 가장 우수한 종합 성적을 거뒀다.

글로벌 브랜드 경쟁력도 강화됐다. 현대차그룹은 4년 연속 ‘세계 올해의 자동차(WCOTY)’에 이름을 올렸고 미국 유력 매체 오토모티브 뉴스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정주영 창업회장, 정몽구 명예회장, 정의선 회장을 글로벌 자동차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선정했다.

정의선 회장은 “정주영 창업회장의 고객 중심 경영철학과 정몽구 명예회장의 품질·안전·R&D에 대한 신념이 현대차그룹의 핵심 가치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 아래 현대차는 올해 1~11월 미국 시장에서 89만6000대가량을 판매하며 3년 연속 연간 최다 판매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정책 속에서도 가격 인상은 최소화하고 현지 생산 확대와 판매 믹스 조정으로 대응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에 최첨단 제조 혁신 거점인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하며 미국 생산 120만 대 체제 구축에 나섰다. 2028년까지는 자동차·부품·물류·철강·미래 산업 등 주요 분야에 2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전기차 보조금 종료라는 변수에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강화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며 위기 대응력을 시험하고 있다. 다만 한미 협상 이후에도 남아 있는 15% 관세, 테슬라와 중국 업체의 공세, 보조금 축소, 자율주행·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경쟁 등 과제는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현대차의 최대 수출 시장이자 글로벌 자동차 산업 트렌드를 가늠하는 핵심 교두보”라며 “미국 진출 40년을 맞은 현대차가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기존의 ‘품질 신화’를 넘어 미래차 시대의 새로운 성장 공식을 써 내려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