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성공 방정식의 함정...R&D 보다 트렌드 올인하는 ‘마케팅 소모전’

입력 2025-12-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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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12-25 18: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R&D 비중 보니⋯LG생건 3.7%, 달바 0.3%
대부분 ODM사에 제조 맡기고 마케팅 열중
전문가들 “기초연구 탄탄해야 산업 발전”

▲주요 화장품 상장사 연구개발비 현황 (이투데이 그래픽팀=김소영 기자)
▲주요 화장품 상장사 연구개발비 현황 (이투데이 그래픽팀=김소영 기자)

전통의 명맥을 가진 화장품 기업과 신흥 화장품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자체 연구개발(R&D) 기술 개발보다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K뷰티 성공 방정식'으로 굳어지고 있는 탓이 크다. 일각에선 인디 브랜드의 경우 초기 투자금 회수(엑시트)에만 신경쓰는 K뷰티 시장 분위기로 인해 R&D 투자는 뒷전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양상은 한국 화장품 산업의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25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K뷰티 열풍을 이끌고 있는 인디 브랜드들은 대부분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과 협업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들이 ODM사를 택하는 이유는 국내 ODM사의 수준 높은 기술력에 더해 빠른 트렌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자체 기술과 생산기술을 갖춘 기업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외에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며 “최근 K뷰티는 자체 기술이나 원료 개발보다 뷰티 트렌드를 얼마나 빠르게 좇느냐, 즉 ‘속도전’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화장품 산업의 경우 특히 마케팅에서 성패가 갈리는데, 이는 신흥 뷰티 기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ODM 생산 비중이 크기 때문에 제품력에서 차별화가 쉽지 않기에, 섬세한 브랜딩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 마케팅에 역점을 두고, 이를 곧 경쟁력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 마케팅에 쏟는 비용도 크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판관비 중 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 포함) 비중은 20.7%였고 LG생활건강은 15.9%였다. 반면 에이피알의 판관비 중 광고선전비 비중은 32.5%에 달한다. 올해 상장한 달바글로벌은 판관비 중 광고선전비 비중이 40%가 넘는다. 올 3분기 누적 기준 달바글로벌 매출원가는 853억 원, 광고선전비는 800억 원으로 원가만큼이나 광고에 투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매출원가에 버금가는 마케팅비 사용은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초반 공격적인 마케팅이 필요할 때는 광고선전비와 판매수수료에 많은 비용을 쓴다”고 말했다.

R&D 투자도 기존 기업과 신흥 기업의 차이가 크다. 아모레퍼시픽의 연구개발비는 1015억 원으로 매출의 3.29%를 차지한다. LG생활건강의 연구개발비는 1214억 원으로 매출의 3.7%에 이른다. 반면 에이피알의 연구개발비는 43억 원으로 매출의 0.4%, 달바글로벌의 연구개발비는 13억 원으로 0.3%에 불과하다. 다만 에이피알은 화장품은 대부분 ODM 제조이나, 뷰티 디바이스는 에이피알팩토리에서 기획부터 연구개발, 생산 등을 자체 진행한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R&D를 비롯해 뷰티 디바이스 생산 시설, 물류 시설 등 밸류체인 내재화를 위한 투자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며 “상장 당시 공모 자금 중 60%에 해당하는 비용을 뷰티 디바이스 연구개발 및 생산 설비 증설에 집중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R&D 투자는 줄고 마케팅비는 늘어나는 K뷰티 산업계를 두고 우려도 적잖다. 국내 ODM사의 기술력이 뛰어나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장기적으론 자체 기술이 없으면 결국 차별화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뷰티 인기가 높아지면서 매각 목적의 화장품 브랜드 창업도 많아지고 있다. ODM을 통한 제조와 공격적 마케팅으로 매출을 빠르게 키운 후 시장에 매물로 내놓은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신제품을 쏟아내며 마케팅 소모전이 치열해지고 브랜드 수명은 점점 짧아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본지 자문위원인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ODM에 의존하는 현재 K뷰티 산업 상황은 장기적인 면에서 위험하다”며 “자체 기술이 없는 인디 브랜드들이 2~3년 안에 차기 브랜드 기획에 내몰리고 지속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화장품 산업 발전을 위해 R&D에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 지원 R&D 예산이 조금 늘었지만, 전체 매출 규모 대비 지원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그동안 우리 화장품은 선도주자의 기술력이 중소·중견기업으로 전파되면서 전체 품질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었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규모 있는 기업에도 고루 예산을 지원해야 글로벌 경쟁력이 커진다”며 “K뷰티가 세계로 나아가는 지금 기초연구를 탄탄히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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