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공연자는 '이 사람'…미국이 뒤집힌(?) 이유 [이슈크래커]

입력 2025-10-0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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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버니. (AP/연합뉴스)
▲배드 버니. (AP/연합뉴스)

매년 2월, 미국 전역이 들썩이는 하루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프로풋볼리그(NFL)의 결승전 '슈퍼볼' 당일이죠. 슈퍼볼은 미식축구 최강팀을 가리는 경기지만 지금은 스포츠 경기를 넘어 미국인, 아니 세계인의 관심을 사로잡는 '문화 이벤트'로 자리 잡았습니다. 무려 1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세계 최대 단일 공연 무대죠.

이런 자리인 만큼 누가 공연하느냐는 늘 화제입니다. 올해 슈퍼볼 하프타임의 주인공은 켄드릭 라마였는데요. 이때 드레이크에 대한 디스 곡으로 유명한 '낫 라이크 어스(Not Like Us)'까지 선보이면서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죠.

이에 내년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자의 정체에도 관심이 높아지던 상태였습니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아델 등 세계적인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팝스타들이 후보로 거론됐는데요. 이들을 제치고 무대에 설 주인공은 배드 버니입니다.

다만, 한쪽에서 심상찮은 기류도 포착됩니다. 배드 버니의 공연 소식이 발표되자마자 거센 반발이 일어난 건데요. 이런 적이 사실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해 2월 10일(현지시간) 래퍼 켄드릭 라마가 슈퍼볼 하프타임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2월 10일(현지시간) 래퍼 켄드릭 라마가 슈퍼볼 하프타임 무대에서 공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꿈의 무대' 슈퍼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뭘까요. 야구? 농구?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단연 미식축구입니다.

NFL의 2023시즌 연간 수익은 202억 달러(한화 약 28조4500억 원)로 집계된 바 있는데요. 국민적 관심은 물론 세계적으로 팬덤을 형성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나 미국프로농구(NBA)와 비교해도 최고 수준입니다.

그 중심에 있는 슈퍼볼 결승전이 관심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인데요. 전략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 가족 단위 응원 문화까지 더해지면서 '전국민 이벤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슈퍼볼의 백미로 꼽히는 건 하프타임쇼입니다. 결승전 전반과 후반 사이 약 30분의 쉬는 시간을 활용해 펼쳐지는 공연미국 문화와 음악, 자본이 집약된 무대입니다.

1967년 첫 슈퍼볼에서는 대학 마칭 밴드가 무대를 꾸몄지만, 1993년을 기점으로 이 무대의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당시 무대에 오른 건 '전설' 마이클 잭슨. 이 공연을 시작으로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의 판도가 바뀌었는데요. 이후 비욘세, 프린스, 브루노 마스, 리한나, 제니퍼 로페즈&샤키라, 레이디 가가, 케이티 페리 등이 무대에 서면서 슈퍼볼 하프타임 쇼는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만이 설 수 있는 '꿈의 무대'가 됐습니다.

지금은 글로벌 중계로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이벤트로 성장했는데요. 공연 직후 아티스트의 음원이 차트에서 역주행하는 건 기본, 무대 연출·의상·퍼포먼스까지 매년 대중문화의 화두로 오릅니다. 광고비가 매년 역대 최고를 경신하는 것도 이 때문이죠. 15분 안팎의 무대는 아티스트 커리어를 증명하는 공간이자 지금 미국 문화의 얼굴을 보여주는 무대로 통하는 겁니다.

▲배드 버니가 7월 11일(현지시간) 푸에르토리코에도 공연하고 있다. (AP/뉴시스)
▲배드 버니가 7월 11일(현지시간) 푸에르토리코에도 공연하고 있다. (AP/뉴시스)

테일러 스위프트도, 아델도 아니었다…배드 버니는 누구

이런 슈퍼볼 하프타임 무대의 주인공으로 발탁된 배드 버니. 라틴 트랩과 레게톤 장르를 주류 음악계로 끌어올린 주역으로 손꼽히는 라틴 팝스타입니다.

정규 4집 앨범으로 스포티파이 역대 최다 스트리밍 앨범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 잡은 그는 애플 뮤직이 선정한 2022년 올해의 아티스트 자리도 꿰찼고, 그래미상 3회, 라틴 그래미상 12회, 빌보드 뮤직 어워드 10회 등 유수의 음악 시상식에서 여러 트로피까지 들어올렸습니다.

배드 버니가 독보적인 이유는 단순히 음악적 성취에 그치지 않습니다. 배드 버니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인데요. 이곳은 카리브해의 미국령으로 레게톤(reggaeton)이라는 장르를 세계에 알린 장소기도 합니다. 힙합과 라틴 음악, 레게 리듬을 스페인어 랩과 노래로 풀어낸 게 특징이죠.

배드 버니는 실험적인 사운드와 다층적인 구성으로 이 레게톤 장르 폭을 넓혔다는 평을 듣습니다. 강렬한 중저음 보컬, 중독성 있는 멜로디, 힙한 라틴 트랩과 레게톤을 혼합한 스타일로 독보적인 개성을 구축했죠.

스페인어 가사를 고집하면서도 세계 차트를 점령한 데 이어 뮤직비디오와 공연마다 푸에르토리코 정체성과 라틴 문화를 전면에 내세우는데요. 라틴계 아이콘이자 다문화 사회의 상징으로 떠오른 배경입니다.

배드 버니 발표 이전에 유력하게 거론되던 후보로는 테일러 스위프트, 아델 등이 있는데요. 테일러 스위프트는 NFL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하프타임쇼 공연도 불발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NFL은 '무급'입니다. 대신 1억 명 이상의 시청자들에게 노출되는 걸 보상으로 여겨왔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테일러 스위프트 측은 출연료 지급과 함께 공연 영상의 저작권, 관련 프로젝트 홍보를 위한 광고 사용 등 권한을 요구했고 이런 과정에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 국가 연주 중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 국가 연주 중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참석할까?

다만 배드 버니의 공연 소식을 모두가 환영한 건 아닙니다. 미국 보수 진영은 즉각 반발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배드 버니의 전적(?)이 화려하기 때문이죠.

우선 배드 버니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공개 지지했고, 올해 들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강하게 비판, 자신의 콘서트 투어에서 미국을 아예 제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이 공연장 밖에서 (팬들을 체포하려고 대기하고) 있을 가능성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공연은 물론 뮤직비디오에서도 트럼프 정부에 대한 비판 요소를 담아왔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이른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인사들은 그를 두고 "트럼프 혐오자", "반(反) ICE 활동가"라며 NFL을 몰아붙였는데요. 대표적인 미국의 스포츠 이벤트 무대에 배드 버니가 오르는 것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까지 나왔죠.

사실 이런 논란은 처음이 아닙니다. 비욘세가 흑인 인권 운동 ‘BLM(Black Lives Matter)’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을 때도, 올해 켄드릭 라마가 인종차별 문제를 꼬집는 무대를 꾸몄을 때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 바 있는데요. 심지어는 켄드릭 라마의 슈퍼볼 하프타임쇼 이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는 '백인이 부족하다'며 백인에 대한 역차별을 조장한다는 취지의 불만이 10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슈퍼볼 하프타임쇼가 음악 트렌드는 물론 시대의 갈등까지 그대로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해온 셈이랄까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시대를 반영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아온 만큼 결국 누가 무대에 오르는지도 갑론을박을 부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내년 무대는 배드 버니의 지난 행보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는 상황입니다. 더군다나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슈퍼볼 현장에 직접 나타나면서 미국 현직 대통령 최초로 슈퍼볼을 직관했다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는데요.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슈퍼볼에도 참석할까요? 수개월 남은 하프타임쇼에 벌써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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