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휴전 합의는 없었다?…트럼프·푸틴 회담의 숨은 진전

입력 2025-08-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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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 앞서 자리하고 있다. 알래스카/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에 앞서 자리하고 있다. 알래스카/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두고 ‘휴전 합의 없는 빈손 회담’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이번 만남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적 종전 논의를 시작한 계기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신범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딜은 완성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는 뉘앙스를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밝혔다”며 “임시적인 휴전이 아니라 본질적인 종전을 위한 과정이 시작됐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STAY TUNED(계속 지켜봐 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신 교수는 “언론이 속내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했을 뿐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프로세스가 본격 가동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회담에서 특히 주목받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차량에 동승한 장면이었다. 신 교수는 “그 공간은 둘만의 짧지만 굵은 교감을 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핵심적인 논의가 이미 조율된 상태에서 최종 확인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 뒤 예정됐던 오찬이 취소된 데 대해서는 “결례라기보다는 이미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정리돼 더는 길게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이번 회담이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넘어선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상외교가 회복됐을 뿐 아니라 미국이 러시아를 전략적 행위자로 인정하고 다시 논의 테이블에 앉힌 것”이라며 “미·러 간 전략적 상호작용이 재개된 것이 국제 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러시아 세 나라 사이에서 전략적 삼각관계가 작동하기 시작했다”며 “푸틴 대통령은 평화 협정의 큰 틀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동조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는 데 유리한 러시아와의 협력을 회복했다. 서로가 성과를 챙긴 윈윈 구도”라고 해석했다.

회담과 관련해 미국 언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요구하고, 다른 점령지를 돌려주는 조건으로 휴전에 합의하는 구상이 논의된 것으로 보도했다.

신 교수는 “전황상 러시아가 돈바스 전체를 장악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전략적 요충지를 잃는 가슴 아픈 선택이지만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국면에 다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연히 반발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러시아가 유리해져 더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우크라이나가 결국은 이 제안을 수용해 전쟁을 끝내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1주일 뒤 열릴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신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투자·방위비 문제에서 소득을 얻으려 할 것”이라며 “한국은 미국의 전략적 필요를 맞춰주되 자강 노력을 병행하면서 한미 동맹 업그레이드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돈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의도가 크다”며 “한국이 선제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한다면 ‘돈 내라’는 구도보다 전략적 협력의 고도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비즈니스맨적 기질이 강하다”며 “푸틴 대통령과도 ‘할 얘기만 하고 쿨하게 헤어지는’ 식의 회담이 된 만큼, 한국도 이런 특성을 고려해 실속 있는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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