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흡연 인구는 최근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폐암 발생률은 오히려 늘었다. 폐암은 전 세계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암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갑상선암과 대장암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29일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한 해 약 3만2000명이 폐암으로 신규 진단받는다. 2023년 기준 전체 암 사망자의 21.9%인 1만8648명이 폐암으로 사망했는데, 이는 2위인 간암의 2배에 가까운 규모다.
폐암은 특별한 조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폐암 고위험군 대상 국가암검진 도입 등으로 조기에 폐암을 발견하는 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폐암 환자의 약 40%가 비흡연인이란 점을 고려하면, 국가암검진만으로 사망률을 낮추기엔 한계가 있다.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은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이다. 통상 수술이 가능한 3기 이내의 폐암은 조기폐암으로 분류된다. 전체 폐암 환자의 약 20%는 1~2기로 진단받으며, 3기 환자는 약 30%를 차지해 절반 가량은 수술을 통한 완치의 희망이 있다.
문제는 폐암이 다른 암보다 수술 후 재발 및 전이의 위험이 현저히 높다는 점이다. 폐라는 장기의 특성상 전신적 혈류의 흐름이 활발해 전이 가능성이 높기도 하고, 수술 당시 보이지 않던 미세한 전이나 잠복한 암 세포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2기 환자는 50%, 3기 환자는 무려 70~80%가 수술 후에도 폐암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국소 재발보다 원격 부위의 전신 재발이 더 흔하게 나타난다는 점이 환자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조기 폐암 치료에서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고 재발 및 전이 위험을 낮추기 위한 항암치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폐암 2기 환자처럼 암의 병기가 비교적 초기 단계이거나, 수술 후 조직검사 상에서 암세포가 관찰되지 않는 상태라도 항암치료를 수술과 병용하는 방안이 권고된다.
수술 전 항암치료는 암의 크기를 줄여 수술을 쉽게 만들고, 미세 전이의 제거에 도움이 된다. 기존에는 수술이 어려웠던 경계선 상의 환자에게도 수술을 시도할 수 있다.
수술 후에도 항암치료는 필요하다. 폐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잔존 암세포를 제거해 재발·전이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