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 상법 개정 놓고 의견 분분…"입법 속도조절 필요"「위기 대한민국, 이것만은 꼭 ③]

입력 2025-06-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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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6-10 20:5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상법 개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주요 평가와 의견이 표로 정리된 참고 이미지가 기사와 함께 제공되고 있다.
▲상법 개정에 대한 전문가들의 주요 평가와 의견이 표로 정리된 참고 이미지가 기사와 함께 제공되고 있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상법 개정 취지에 대체로 공감하며 주주 이익 보호와 자본시장 활성화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저평가 문제를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다만, 법적 명확성을 더하고 이해 당사자의 범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며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법 개정안 입법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상훈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법 개정이 이뤄지면 자본시장을 정상화해 사회적인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소득재분배의 측면에서 돈이 순환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회사 자금이 쓸데없는 곳으로 투자되는 것을 방지하고 자금이 남으면 주주환원을 촉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개정안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집중투표제에 대해 "우리나라는 이사진 10명 중 10명 모두를 지배주주가 선임하는 상황으로 일반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사 선임이 불가능한 구조"라며 "최근 민주당이 내놓은 상법 개정안은 새 정부 들어서기 전 개정안보다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김한진 삼프로티비 이코노미스트는 "현행 상법이 지나치게 대주주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며 "이사의 충실의무에 우리처럼 회사만 포함된 나라는 미국 외엔 없고, 미국은 판례로 주주권익이 보호되고 있다"고 사례를 들었다. 그러면서 "선진국 중에선 우리처럼 집중투표제나 감사 의무, 공개의무매수제도 등 주주권익 장치가 없는 국가는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증권학회장을 역임했던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상법 개정의 방향성에 공감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재계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려의 수준이) 과도하다고 본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주주들의 경영진에 대한 소송 남발 가능성이 크지 않고, 이사의 의무에 대해서도 병적으로 경기를 일으키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물건을 배타적으로 사용하고 처분할 수 있는 권리인 '소유권'과 일정한 객체를 직접 지배할 수 있는 권리인 '지배권'의 괴리에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대)주주의 소유권이 지배권에 미달하는 상황에서 기업을 지배하다 보니 발생하는 대리인 문제가 많다"면서 "결국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라는 건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법적으로 보장하자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가진 만큼만 법적으로 권리를 보장해 주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맞고 당연히 방향성도 옳다"고 덧붙였다.

상법 개정이라는 큰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입법의 부작용까지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상법 개정안이 잘 운영되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국에서는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한 기업들이 있는 게 분명히 맞지만, 일률적으로 모든 회사에 적용하거나 강력한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어떤 후속 결과가 나올지 사전에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이어 "예컨대 재벌 기업이나 오너(총수)기업의 경우 코리아디스카운트나 저평가가 덜하다는 논문도 있다"며 "행동주의 펀드가 경영권을 탈취하는 시도가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지도 충분히 검토한 후 의견을 청취하며 상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대학원 교수는 "포괄 규정인 상법에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명시하면 현실적으로 이사에 대한 소송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사진이 스스로 위축되고 리스크 관리 모드로 바뀌면 기업의 투자 결정이 지연되는 등 기업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회사법에 이미 소수주주 보호 조항이 있는 데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여러 주주 보호 장치를 마련할 수 있는데 굳이 상법 개정으로 기업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옥죄고, 해외 투기성 자본의 공격이 용이하도록 우리 기업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장덕조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상법 개정 방안이 주주 이익으로만 집중되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 교수는 "전체 주주의 이익이라고 해봐야 지배주주가 주도권을 갖는 구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재계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 개정안도 회사가 주주만의 것이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해 관계자의 해당하는 근로자와 소비자, 사회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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