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장밋빛 보고 그만"…취임 열흘만에 경기도청 업무보고 전면 리셋

입력 2026-07-1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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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 7조원에 9월 감액 추경 예고… 사업예산 1조4000억원 재검토·미결재 용역 중단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0일 경기도청 율곡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주관한 실국장회의에서 업무보고 전면 재실시와 재정혁신 방침을 밝히고 있다. (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0일 경기도청 율곡홀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주관한 실국장회의에서 업무보고 전면 재실시와 재정혁신 방침을 밝히고 있다. (경기도)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열흘 만에 경기도청의 보고 문화를 뒤집었다.

진행 중이던 실국별 업무보고를 전면 중단시키고 소집한 첫 실국장 회의에서 추 지사는 "업무보고는 도지사의 눈과 귀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직격했다.

성과 자랑 대신 문제점과 한계를 가져오라는 재보고 명령에 도청과 산하기관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11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추 지사는 10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청 율곡홀에서 각 실·국 총괄과장까지 참여하는 간부공무원 회의를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했다.

추 지사는 7월 6일부터 도 실국과 산하기관 업무보고를 받았지만 9일 돌연 중단한 뒤 예정에 없던 이날 회의를 소집했다.

추 지사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의 보고에는 사업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성찰보다 장밋빛 전망이 앞섰다"며 "무엇을 계획했고, 얼마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어떻게 추진했고, 어떤 성과와 한계가 있었는지를 솔직하게 평가하는 자리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잘된 것은 잘된 대로, 부족한 것은 부족한 대로 보고해야 한다. 충분히 준비된 부서부터 업무보고를 다시 받겠다"며 "그 결과는 사업평가와 예산 편성, 인사에도 책임 있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보고의 질이 곧 예산과 인사로 직결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도는 당초 실·국별 업무보고 안건을 3개 이하로 제한하는 방침을 정했으나, 추 지사는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내용에 중점을 두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 혁신 방침은 더 구체적이었다. 추 지사는 "경기도는 7조 원이 넘는 채무를 안고 있고 9월 감액 추경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남아 있는 사업 예산 1조4000억 원을 전면 재검토하고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지사가 직접 결재하지 않은 부서별 연구용역도 잠정 중단하도록 했다.

다만 공직자 처우는 지키겠다고 선을 그었다. 추 지사는 "초과근무 수당을 삭감하는 식으로 열심히 일한 직원의 정당한 보상을 줄이는 손쉬운 임시방편은 택하지 않겠다"며 "불필요한 사업과 관행은 과감히 바로잡되,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제대로 평가받고 정당하게 보상받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잘하는 행정에는 박수를 보냈다. 추 지사는 9일 안양시 반지하 주택 밀집지역 장마철 대응체계 점검 당시 담당 공직자들의 업무 장악력을 언급하며, 행정안전부 주관 '2026년 재난관리평가'에서 광역지자체 최고 등급인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안전관리실 직원들에게 참석 간부들과 함께 박수를 보냈다. 도민 제안을 편하 G버스 노선 확대로 연결한 교통국의 신속한 대응도 좋은 사례로 꼽았다.

핵심 현안은 속도전을 주문했다. 추 지사는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해 "도지사 직속 '초격차 반도체 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력과 용수, 산업입지와 기반시설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칸막이 없이 함께 책임지고 추진해야 한다"며 실시간 보고체계 구축을 지시했다.

청년 정책도 일자리·주거·교통·금융·창업·문화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패키지형 대책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추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칸막이'와 '융합행정'을 반복해 언급하며 부서 이기주의 타파를 주문했다.

추 지사는 마무리 발언에서 "간부는 지시를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그 결과에 더 무겁게 책임지는 자리"라며 "저는 여러분이 소신 있게 일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겠다. 정치적 부담이 있더라도 책임을 공직자에게 떠넘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각자에게 주어진 경험과 능력, 권한을 온전히 발휘해 도민께서 믿고 기댈 수 있는 든든한 경기도를 만드는데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도는 이달 중순까지 계획돼 있던 업무보고 일정을 재조정해 다음 주부터 다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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