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확대 외쳤지만…'영끌' 1·29 대책도 삐걱 [주택공급 공회전 ①]

입력 2026-06-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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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과천 등 1·29 대책 핵심지 사업 추진 난항
"실제 공급 위한 정교·세밀한 실행 계획 부족"
비아파트 확대 실효성·조기 착공 등도 의문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고개를 드는 사이 정부의 공급 대책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따. 수도권 핵심 입지 6만 가구 공급 계획을 담은 '1·29 대책'은 지자체와 주민 반발, 교통·문화재 문제 등이 얽혀 발목이 잡혔고 비아파트 확대 방안 등 추가 대책도 그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주택공급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더욱 강한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1월 발표한 1·29 대책의 핵심 사업지인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와 노원 태릉CC, 경기 과천 경마장 부지 등은 모두 지자체·주민과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공급 규모를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견해차가 뚜렷하다. 정부는 개발계획 변경 등을 통해 최대 1만 가구 공급을 추진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교통·생활 인프라 수용 한계를 이유로 8000가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가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서울시는 업무 중심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업무지구’라는 본래 성격을 고려하면 지나친 주거 비중 확대는 도시 기능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CC 개발 사업은 교통난과 문화재 문제로 멈췄다. 정부는 이곳에 6800가구 공급을 추진 중인데 지역사회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태릉CC는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공급 규모를 둘러싸고 논란이 반복됐던 곳이다. 특히 태릉 일대는 조선왕릉과 인접해 있어 세계유산 영향평가가 필수다. 통상 관련 절차에만 1~2년가량이 소요되는 데다 건축물 높이와 경관 훼손 논란까지 겹치면서 공급 규모 축소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과천 경마장 부지 개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한국마사회와 지역 주민 반발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진 상태다. 마사회는 경마장 이전과 관련한 충분한 협의가 없었다며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주민들 역시 대규모 주택 공급이 교통 혼잡과 생활 인프라 부족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경마노동자비상대책위원회는 2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졸속 이전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광역교통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교통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현재 연구용역을 진행하며 지자체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사업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특히 과천시는 아직 구체적인 교통망 요구안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1·29 대책은 실질적인 공급 로드맵이라기보다는 시장 안정 메시지를 주기 위한 상징적 발표 성격이 강했다"며 "실제 공급 확대 효과로 이어지려면 훨씬 정교하고 세밀한 실행 계획이 필요하지만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최근에도 지속적인 공급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5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비아파트 공급 확대 방안을 내놨다. 공공 부문에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수도권에서 매입임대주택을 확보해 공급하고, 민간에는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해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을 유도하겠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수도권에 비아파트 13만 가구 이상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29 대책에서 제시한 물량의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기 착공 계획도 내놓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최근 6300가구 규모의 성남 신규택지에 대해 계획 수립 절차를통합해 착공 시기를 기존 2030년에서 2029년으로 1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동대문구·은평구 일대 2800가구 규모 부지 역시 기관별 이전 계획을 연내 수립해 후속 절차를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강한 상황에서 비아파트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며 "조기 착공은 실제 시행 전에는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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