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도약계좌 둘러싼 끝없는 ‘잡음’…“지속가능성 의문” 목소리도

입력 2023-06-12 10:30 수정 2023-06-12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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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직전 ‘금리’ 잡음 계속
금리 최종 확정일 12일→14일
1년 뒤 같은 수준일지도 의문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선거공약이었던 청년도약계좌를 놓고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1차 금리 공시가 예정 시간보다 늦어진 데 이어 최종금리 공시 일정도 이틀 미뤄지면서다. 금리 조건에 대한 논란 속 ‘5년간 5000만 원 자산 마련’이라는 목표 달성이 지속가능한 것인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번에 결정되는 금리는 향후 1년 간 신규 가입자들에게 적용되는 금리로, 1년 뒤 은행권이 같은 수준의 금리를 내놓을 지 미지수라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의 금리 공시가 애초 계획보다 계속 미뤄졌다. 앞서 1차 공시 때에도 오전 10시에 은행연합회에 공시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은행 간 '눈치 싸움'에 오후 5시에야 1차 금리 공시가 이뤄졌다.

금융위원회 측은 1차 공시 당일 은행별 우대금리를 공개할 지 결정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리 결정을 은행 자율로 뒀는데, 은행별 우대금리 수준이 천편일률적이고 달성하기 힘든 조건을 내세운 데다 실제 금리 수준이 높지 않은 등 문제가 있어 보였다”며 당초 계획과 다른 일정으로 변경된 것에 대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우대금리 수준이 높고 조건이 많이 나온 바람에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것 아닐까’하는 우려도 있어 (우대금리를) 공개할지 말지 고민하다가 공시가 늦어졌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최종 금리 발표도 당초 12일에서 14일로 전격 연기했다. 1차 공시 이후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 중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고, 우대금리 조건들이 은행마다 제각각인 탓에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유재훈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의 현실성을 살피고, 소비자들이 한눈에 금리를 비교해볼 수 있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 위해 (최종 공시일을) 늦췄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인 15일 오전 9시부터 가입신청이 시작된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최종 금리 발표가 미뤄진 만큼, 청년들이 은행별 금리 수준을 비교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데 들일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5년간 5000만 원 목돈 마련’은 이번 연도에만 한정되는 얘기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에 발표된 금리는 올해 1년간 계좌에 신규로 가입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금리라서다. 1년 후 기준금리의 향방에 따라 취급 은행별 금리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금리가 6% 수준이 돼야 ‘5년간 5000만 원’ 자산 형성이 가능한데,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수신금리가 내려가 정책금융상품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기준금리가 내려가더라도 은행권이 지금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도록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은행들에게 타 예적금 금리와 청년도약계좌 금리 차익을 사회 공헌 금액에 포함해 사회공헌 점수를 주는 식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며 “적정한 금리 수준 결정을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더 고민하겠다”고 부연했다.

다만, 은행권에서 ‘대규모 손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현 수준보다 낮아질 경우 지금과 같은 수준의 금리 유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3년간 고정금리로 6%대 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지금 시점에선 부담”이라며 "향후 기준금리가 떨어질 것을 감안하면 3% 수준이 적정하다"고 언급했다.

3년이 지나 변동금리 적용 시점이 오면 금리가 낮아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3월 청년도약계좌 운영방향 중간 발표 당시 '3년을 초과한 고정금리'를 적용할 수 있도록 은행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1개 취급 기관 중 3년 이상으로 고정금리가 가능하다고 답한 곳은 없었다. '3년이 마지노선'이라는 게 은행권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현재 소득요건을 충족한 가입자라면 6월부터 향후 1년간 가입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1년 뒤에는 은행들이 어떤 수준의 금리를 내놓을 지 장담할 수 없어서다.

금리가 높은 은행에 가입자들의 쏠림현상은 뚜렷할 것으로 점쳐진다. 기업은행은 1차 공시 때 연6.5%로 11개 취급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시했다. 한 은행에 가입자가 몰릴 경우, 청년도약계좌는 이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 아닌 만큼 해당 은행의 손실 규모가 커질 위험이 있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우려에 "(14일 발표될) 최종금리는 은행별로 비슷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국은 은행의 역마진, 손실 우려에 대해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은행이 올해 이자수익을 많이 냈기 때문에 건전성 악화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권은 미래고객 확보, 청년세대 지원의 차원에서 금리 수준을 결정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6%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금리 조건 등을 설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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