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 근본 원인은 ‘세계화 후퇴’

입력 2021-12-0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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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거 세계화 진전에 인플레 최대 0.4%포인트 억제
금융위기·브렉시트·트럼프 폭탄 관세, 탈세계화 촉발
“트럼프·바이든 정책, 0.5%P 인플레 상승 효과”

미국 정부의 ‘탈(脫)세계화’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세계 물가는 공장 폐쇄로 생산이 지연되고 일손 부족이 겹치면서 급등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공급망 혼란을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착수했다. 그러나 세계화를 거스르는 이 같은 조치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WSJ는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세계화가 미국 물가에 큰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크리스틴 포브스 경제학 교수는 “미국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가운데 상품 가격, 환율 변동과 공급망 등 글로벌 요인들의 비중이 1990년대 초 25%에서 2015~2017년 50%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세계화 진전은 미국의 물가를 끌어내렸다. 노트르담 대학의 로버트 존슨과 다트머스 대학의 디에고 코민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 발표한 논문에서 “세계 무역으로 1997년~2018년 미국 소비자 물가가 연간 0.1~0.4%포인트 내렸다”고 분석했다. 해외 아웃소싱과 이민자 수용을 통해 생산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저비용 혜택은 세계화 후퇴로 감소했다. WSJ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 국민투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폭탄 관세 등이 탈세계화를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전 세계 제조업 생산에서 해외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17.3%에서 2011년 26.5%로 상승했으나 2020년에는 23.5%로 축소됐다. 2015년 2조 달러(약 2366조 원)에 달했던 전 세계 외국인직접투자(FDI)도 2019년 1조500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글로벌 무역 급감은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씨티그룹은 2008년 이후 줄어들던 가계의 세간살이 비용이 2017년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증가하기 시작, 2017년 10월에서 2020년 3월 사이 3% 늘었고 이후 8.5% 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아메리칸액션포럼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보복에 나선 결과 미국 소비자들의 연간 비용부담이 510억 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정권 출범으로 인플레이션이 더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코로나 사태 이후 자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는 등 탈세계화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바이든 행정부는 일부 주요 품목을 전략물자로 규정하고 자국 생산 확대를 천명했다. 미국산 물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하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정책도 강화했다.

관세 부과도 이어졌다. 지난달 미 상무부는 캐나다 침엽수에 부과된 관세를 18%로 두 배 올렸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관세 인상이 목재 가격 상승 초래해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인권 문제를 이유로 중국 신장 지역에서 나오는 태양광 패널 원자재 수입을 금지해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우드매켄지에 따르면 수입 금지 여파로 폴리실리콘가격이 2020년 kg당 6.20달러에서 1년 새 20달러를 돌파했다.

반(反)이민 정책도 걸림돌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이 계속될 경우 올해 미국 이민자가 2017년 이전 수준보다 300만 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일손 부족에 따른 노동 비용 상승이 불가피한 것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게리 클라이드 허프바워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의 무역정책을 더 강화하고 있다”며 “트럼프와 바이든 행정부의 이런 조치들이 0.5%포인트의 인플레 상승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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