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왜 투자자들은 플랫폼을 선택하나

입력 2021-11-14 18:00

“뚜레쥬르는 실패하고 요기요는 성공했다.”

최근 유통업계의 인수합병(M&A)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M&A시장에서 외식의 시대가 가고 플랫폼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외식 뿐만이 아니다.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 상당수가 M&A 시장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대부분의 사모펀드들은 인수 후 경영정상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재매각에 나선다. 사모펀드와 보유한 업종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5년 내외에 이 같은 엑시트 전략을 마무리짓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로드숍 중심의 대형마트, 외식, 화장품 브랜드숍 등은 5년 주기를 넘어 10년 이상 보유했지만 엑시트에 번번히 실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매장수 감소와 이에 따른 실적 저하가 발목을 잡은 탓이다.

◇ M&A 시장의 ‘믿을맨’ 떠오른 플랫폼 업체
14일 이투데이 취재결과 ‘언택트’ 소비 확산으로 플랫폼 서비스 기업이 M&A시장에서 몸값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식으로 대표되는 로드숍은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투자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플랫폼기업과 로드숍의 희비가 갈린 배경은 실적이다. 비대면 일상화로 내점 고객이 주 소비층인 로드숍은 고객이 급감했지만 언택트 소비가 가능한 플랫폼 기업들의 매출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물류 투자 등으로 매출은 오르지만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 마저도 M&A 시장에서는 매력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빠른 배송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물류투자는 단기 투자 관점에서 적자지만 두터운 소비층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쿠팡의 빠른 이커머스 점유율 증가가 그 예다.

실제로 신세계가 3조4400억 원을 베팅해 인수한 이베이코리아의 경우 2018년 매출액이 981억 원에서 2019년에는 1095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 해에는 1300억 원으로 늘었다. 배달의민족의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경우도 375억 원 수준의 매출액이 2018년에는 1061억 원으로 급증했고, 지난 해의 경우 3500억 원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 품에 안긴 W컨셉도 2018년 410억 원 수준이던 매출이 지난 해에는 717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외식업이 외면받는 이유
외식업체는 수많은 가맹점으로 인한 광고효과가 높고 가맹점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2010년대를 전후해 M&A시장에서 인기를 누렸다. 로드숍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금액으로 인수가 가능한 점도 매력적인 요인이었다. 때문에 인수 기업들은 프랜차이즈를 인수할 경우 가맹점수에 비례해 매각 금액을 산출하기도 했다. 놀부가 2011년 1100억 원이라는 높은 금액에 팔린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달라진 소비트렌드는 M&A 시장에서 외식업의 위상까지 뒤집었다.

2011년 모건스탠리PE가 인수한 놀부는 2017년까지 1000억 원대 매출을 유지했지만 2018년 867억 원으로 매출 1000억 원 이하로 하락한 후 매년 매출 감소가 이어지며 현재 매출은 500억 대까지 하락했다.

미스터피자로 알려진 MP그룹 역시 2017년 971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600억 원대로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지만 적자 폭은 매년 줄고 있다.

버거킹만 해도 지난해 영업이익 81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55% 급감했고 매물로 나와 있는 투썸플레이스 역시 사모펀드로 인수된 후 매출·이익이 성장세를 보였지만 자산의 90%에 달하는 부채 등이 M&A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과열경쟁도 M&A시장에서 외식업이 추락한 이유 중 하나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연간 증가율은 2010년대 중반 7~8%에서 2019년에는 4%대로 반 토막이 났다. 수많은 가맹본부의 등장으로 가맹본부당 가맹점수가 줄어든 것이다.

2019년 케이엘앤 파트너스로 주인이 바뀐 ‘맘스터치’는 실적은 성장했지만 인수직후부터 적잖은 내홍에 시달렸다. 매각 과정에서 기존 경영진이 임직원들에게 매각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서 노사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외식간 결합은 ‘진행형’
외식업이 M&A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지만 같은 외식기업이 인수자로 나선 경우에는 다른 평가를 받는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스테이크 전문점 아웃백을 2000억 원대에 인수해 인수 작업을 마무리중이고, 매드포갈릭을 운영하는 엠에프지코리아는 롯데GRS의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의 운영권을 인수했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노리는 경우라면 여전히 외식도 매력적인 시장이란 이야기다. 또 매장수가 많지 않아 향후 가맹점 확대가 가능한 경우에도 인수자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PEF운용사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PE)는 최근 반올림피자 인수를 위해 운영사인 반올림식품 지분 88.3%를 인수하기 위한 프로젝트 펀드를 설립했다. 인수금액은 500억 원 수준이다.

유니슨캐피탈도 최근 강원 강릉에 본점을 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테라로사’를 운영하는 유통업체 학산 지분 35%를 700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세계 3대 PEF 운용사 칼라일그룹 역시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인 투썸플레이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중심의 소비가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하며 플랫폼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어났지만 외식업의 경우 신생기업으로 경쟁력이 있는 브랜드라면 얼마든지 시장에서 환영을 받는다"라며 "그러나 이미 시장에 포화상태의 매장을 보유했거나 배달 서비스 도입이 어려운 업종인 경우 매각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사모펀드들이 인수 후 엑시트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외식업에 대한 평가를 예년보다 깐깐하게 하는 투자자가 늘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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