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앞두고 청약 '앗 뜨거워'

입력 2019-09-02 06:20 수정 2019-09-0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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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청약경쟁 과열 우려, 전매제한 부담 등이 청약 과열 부추겨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에 들어서는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주말을 포함해 3일간 3만7000여 명이 견본주택을 찾았다.   사진제공 대우건설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에 들어서는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주말을 포함해 3일간 3만7000여 명이 견본주택을 찾았다. 사진제공 대우건설

서울 아파트 청약 열기가 심상치 않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인한 공급 축소 우려와 ‘로또 분양’기대감, 최대 10년까지 막히는 전매 제한 부담에 주택 수요자들이 서둘러 청약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꺼내든 분양가 상한제가 오히려 내집 마련을 앞둔 사람들의 조바심을 자극하며 시행 전부터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서울 송파구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거여마천뉴타운 2-1구역 재개발 단지)과 서대문구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홍제동1주택 재건축 단지)가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들어갔다.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은 개관 2시간 전부터 견본주택 앞이 대기줄을 이뤘고, 이날 무려 1만2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에도 80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2곳 모두 역세권 알짜 단지인데다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9억원 밑으로 책정돼 중도금 대출 부담이 적었던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서울 인접 지역에서 문을 연 견본주택들도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투기과열지구인 광명시에서는 1313가구 규모의 ‘철산역 롯데캐슬&SK뷰 클래스티지’(옛 철산주공7단지)가 견본주택 입장에 30여분이 소요됐고, 3724가구 대단지인 ‘부천 일루미스테이트’도 견본주택 내부에 들어서기까지 1시간 30여 분이 걸릴 정도로 방문자들이 몰렸다.

청약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분양한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는 지난달 28일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03.8대 1의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무려 1123대 1에 달해 신규 분양 단지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증명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 예고가 이 같은 청약 과열을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다. 상한제 확대 시행으로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이 위축되면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새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을 키우고 있고, ‘로또 분양’기대감에 경쟁이 더 치열해져 당첨 확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은 상한제 시행 이전의 물량을 잡아야 한다는 조바심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견본주택을 찾은 40대 부부는 “분양가가 낮진 않지만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가격이어서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청약가점이 높지 않기 않기 때문에 상한제가 시행되면 당첨 가능성이 더 낮아질 것 같아 이 아파트에 청약 신청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가 최대 10년동안 분양권 전매가 불가능해지는 것도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큰 제약이다.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분양 관계자는 “인근 둔촌주공아파트 분양 일정이 상한제 때문에 불확실해지면서 이곳 분양 단지가 반사이익을 보는 측면도 있다”며 “서울에서 전매가 최대 10년동안 막히기 전에 나오는 분양 단지라는 점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게 하는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 방침이 오히려 청약시장을 과열시켜 기존 집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주 0.05% 올라 전주(0.02%)보다 상승폭을 커졌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신호보다는 신규 공급 축소로 집값이 더 들썩일 것이라는 시그널을 시장이 강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런 불안감이 기존 아파트값 상승과 청약시장 과열 같은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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