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겨도 32강…한국, 남아공전서 토너먼트행 확정 노린다 [북중미 월드컵]

입력 2026-06-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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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한국팀 선발 선수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한국팀 선발 선수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확정에 도전한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지만, 멕시코전 패배 이후 분위기 반전과 공격 흐름 회복까지 고려하면 단순한 ‘통과 확인 경기’로만 볼 수 없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한국시간)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남아공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같은 시간 멕시코와 체코도 A조 최종전을 벌인다.

현재 A조는 멕시코가 2승, 승점 6으로 1위를 확정한 상태다. 한국은 1승 1패, 승점 3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체코와 남아공은 나란히 1무 1패, 승점 1에 머물러 있다. 한국은 남아공전에서 승리하거나 비기면 체코-멕시코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 2위로 32강에 오른다.

반대로 패하면 경우의 수가 복잡해진다. 한국이 남아공에 지더라도 멕시코가 체코에 지지 않으면 조 3위가 된다. 이번 대회는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면서 각 조 1·2위뿐 아니라 12개 조 3위 중 상위 8개 팀도 32강에 진출한다. 조 3위가 되더라도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은 남는다. 다만 한국이 남아공에 패하고, 체코가 멕시코를 꺾으면 한국은 A조 최하위로 밀려 탈락한다.

비겨도 통과…그러나 ‘무승부 계산’은 위험하다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 이강인이 드리블을 하며 패스줄 곳을 찾고 있다.    ondol@yna.co.kr/2026-06-19 13:58:32/<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2차전 한국과 멕시코의 경기. 이강인이 드리블을 하며 패스줄 곳을 찾고 있다. ondol@yna.co.kr/2026-06-19 13:58:32/<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연합뉴스)

한국은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승점 1만 추가해도 조 2위를 확보할 수 있다. 체코가 멕시코를 꺾어 한국과 승점 4로 같아지더라도 한국은 1차전 맞대결에서 체코를 2-1로 이긴 바 있어 순위 경쟁에서 앞선다. 산술적으로는 가장 안정적인 위치다.

하지만 경기 운영까지 안정적일지는 별개 문제다. 비겨도 되는 팀은 종종 경기 초반부터 지나치게 수비적으로 내려앉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문제는 남아공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팀이라는 점이다. 한국이 애매하게 물러서면 남아공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고, 선제골을 허용하는 순간 경기 흐름은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체코를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선제골을 내주고도 황인범의 동점골과 오현규의 결승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첫 경기 승리는 조별리그 운영의 큰 자산이 됐다. 그러나 2차전 멕시코전에서는 0-1로 패하며 공격 전개와 마무리에서 숙제를 남겼다.

특히 앞선 두 경기에서 한국은 모두 전반전에 득점하지 못했다. 체코전에서는 후반에 승부를 뒤집었고, 멕시코전에서는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점유율과 경기 흐름을 가져가는 시간대는 있었지만 상대 수비를 흔들 결정적인 장면이 충분하지 않았다. 남아공전은 한국이 토너먼트로 가기 전 공격 리듬을 되살릴 수 있는 마지막 조별리그 경기다.

따라서 한국에 필요한 것은 ‘지지 않는 경기’에 머물지 않는 운영이다. 무승부만 바라보다가 경기 전체가 소극적으로 흘러가면 남아공의 절박함에 말릴 수 있다. 반대로 초반부터 압박 강도와 전환 속도를 높여 선제골을 넣는다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다. 선제골 이후에는 남아공이 더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고, 한국은 공간을 활용한 추가 득점 기회까지 노릴 수 있다.

남아공은 벼랑 끝…초반 10분 주도권이 관건

▲한국전 앞둔 남아공 대표팀. (연합뉴스)
▲한국전 앞둔 남아공 대표팀. (연합뉴스)

남아공은 물러설 곳이 없다. 1차전에서 멕시코에 0-2로 패했고, 2차전에서는 체코와 1-1로 비겼다. 승점 1에 머물러 있는 남아공은 한국을 이겨야만 32강 진출 가능성을 살릴 수 있다. 남아공 입장에서는 무승부도 사실상 의미가 크지 않다. 경기 시작부터 승리를 전제로 한 운영을 할 가능성이 높다.

남아공 위고 브로스 감독도 한국전을 앞두고 승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아공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월드컵 조별리그 통과를 노리고 있다. 체코전에서 승점 1을 얻으며 희망을 이어갔지만, 최종전 상대가 한국이라는 점은 부담이다. 한국은 체코를 꺾었고, 멕시코를 상대로도 한 골 차 승부를 벌였다. 남아공이 쉽게 공략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한국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남아공의 경기 초반이다. 남아공은 앞선 두 경기에서 모두 이른 시간대에 실점했다. 멕시코전에서도 초반 흐름을 빼앗겼고, 체코전에서도 경기 시작 직후 수비 집중력이 흔들렸다. 최종전에서는 이를 의식해 더 조심스럽게 나올 수도 있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 때문에 전진 압박과 빠른 공격 전개를 동시에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이 허점을 파고들 필요가 있다. 경기 초반 10분 동안 남아공의 압박 방향을 흔들고, 측면과 하프스페이스를 빠르게 공략한다면 선제골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남아공이 라인을 올리는 순간 뒷공간은 반드시 열린다. 이 공간을 얼마나 빠르게 찾아내느냐가 경기 초반 주도권을 가를 수 있다.

다만 남아공의 절박함은 위험 요소이기도 하다. 남아공은 체격 조건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경합 상황에서 강하게 부딪힐 수 있다. 공격이 풀리지 않을 경우 세트피스와 롱볼, 2차 볼 싸움으로 흐름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한국 수비진은 불필요한 파울을 줄이고, 박스 근처에서 상대에게 정지 상황을 내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승부의 첫 번째 분기점은 선제골이다. 한국이 먼저 득점하면 경기는 한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남아공은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한국은 상대가 비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남아공에 선제골을 허용하면 한국은 조 3위 추락 가능성까지 의식해야 한다. 비겨도 되는 팀이 먼저 끌려가는 순간, 심리적 부담은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

32강 이후를 보려면, 결과만큼 내용도 필요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둔 한국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3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우니베르시타리오에서 팀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둔 한국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23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에스타디오 우니베르시타리오에서 팀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남아공전은 단순히 조별리그를 통과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이 32강 이후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를 확인하는 경기이기도 하다. 48개국 체제에서 32강 진출 문턱은 이전보다 낮아졌지만, 토너먼트에 오른 뒤부터는 한 경기의 완성도가 곧 생존을 좌우한다.

한국은 체코전에서 뒷심을 보여줬다. 선제 실점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뒤집은 점은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멕시코전에서는 결정력과 공격 전개 속도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남아공전에서 다시 득점 루트를 만들어내야 토너먼트에서도 자신감을 이어갈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경기 운영의 균형이다. 한국은 무리하게 공격 일변도로 나설 필요는 없다. 승점 1만으로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지나친 모험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수비적인 계산만 앞세우면 남아공의 거친 압박과 빠른 전환에 끌려갈 수 있다. 안정적인 빌드업과 적극적인 전방 압박, 빠른 역습 전환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

체력 관리도 변수다. 조별리그 3차전은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되는 시점이다. 멕시코전에서 강한 압박과 전환 싸움을 치른 한국은 남아공전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후반 중반 이후 경기 흐름이 느슨해질 때 세트피스 수비, 역습 차단, 2차 볼 대응이 중요하다. 남아공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공격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가장 피해야 할 시나리오는 경기 막판까지 0-0 균형이 이어지거나, 선제 실점 후 조급해지는 흐름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남아공이 한 번의 역습과 세트피스로 승부를 걸 수 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밀어붙이되, 실점 위험을 줄이는 방식으로 경기를 통제해야 한다.

이번 대회 방식상 조 3위에게도 토너먼트 진출 길이 열려 있지만, 한국이 바라볼 길은 경우의 수가 아니다. 남아공전에서 승리하거나 최소한 비겨 조 2위로 32강에 오르는 것이 가장 확실한 해법이다. 더 나아가 멕시코전 패배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공격진의 자신감을 회복한다면 32강 이후를 준비하는 데도 큰 힘이 된다.

한국은 체코전 승리로 만든 유리한 고지를 남아공전에서 완성해야 한다. 비기면 올라간다는 계산은 분명 유리하지만, 월드컵 최종전의 압박은 숫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남아공은 반드시 이겨야 하고, 한국은 반드시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32강 진출을 확정할 기회가 눈앞에 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경우의 수가 아니라 경기장에서의 확실한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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