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이 연 ‘장기계약 시대’…삼전·SK하닉도 계약 늘리나

입력 2026-06-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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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수요에 SCA 확대
삼전·SK하닉도 같은 시장 환경

▲마이크론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론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AI 반도체 호황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마이크론이 장기전략공급계약(SCA)을 확대하는 등 공급자 중심 시장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장기 계약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면서 메모리 산업의 사업 방식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4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시장의 중장기 수급 전망과 가격 전략을 공개했다. 글로벌 D램 3사가 모두 유사한 생산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마이크론은 HBM 생산 확대와 첨단 공정 전환으로 범용 D램 생산 여력이 제한되고 있는 반면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메모리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공급 제약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2027년 이후에도 메모리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론이 체결한 SCA는 총 16건이다. SCA는 기존 연간 단위 장기공급계약(LTA)보다 계약 기간을 대폭 늘린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5년(자동차 부문은 3년)에 걸쳐 공급 물량과 가격 조건을 사전에 확정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공개한 SCA에 대해 "메모리 기업의 매출 구조를 수주 기반으로 전환하고 이익의 장기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라며 "구체적인 계약 규모까지 공개한 것은 SCA 전략에 대한 마이크론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마이크론은 SCA에서 취소가 불가능한 '인수 또는 지급(Take-or-Pay)' 구조를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는 고객사가 계약한 물량을 반드시 구매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메모리 업체 입장에서는 향후 수년간의 매출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이크론의 현재 SCA 계약 규모는 D램 전체 출하량의 약 20%, 낸드 출하량의 약 33%를 차지한다. 이는 수년치 공급을 미리 계약하는 방식으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시장 환경이어서 가능한 계약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SCA가 확산되면 메모리 업체들은 시황에 덜 흔들리게 된다. 지금까지는 메모리 가격이 오르면 실적이 좋아지고, 가격이 떨어지면 실적도 함께 악화되는 구조였다. 그러나 장기 계약이 확대되면 불황기에도 미리 계약한 물량과 가격이 유지돼 실적이 한층 안정될 수 있다.

마이크론은 공격적인 투자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회사는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기존 계획보다 늘어난 약 270억달러로 상향했으며, 2027년 투자 규모도 추가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HBM 시장 규모(TAM)는 당초 예상보다 1년 앞당겨진 2027년에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마이크론과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장기 계약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AI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메모리 업체들도 안정적인 공급과 장기 계약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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