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에 발목… ‘계륵’된 엔지니어링

입력 2016-12-0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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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장기화에 해외 수익성 악화 여파 포스코엔지니어링 지난해 속실액 237억…대규모 구조조정 이어 건설서 합병흡수해… 삼성도 물산·중공업과 합병설… 현대엔지니어링만 수주 명맥 유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히며 한동안 건설사들의 러브콜을 받던 엔지니어링 부문이 해외사업 부진으로 ‘계륵’이 되고 있다. 이에 일부 건설사를 제외하고 엔지니어링 부문의 정리 수순을 밟으며 달라진 업계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23일 자회사인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비율은 포스코건설과 엔지니어링이 1대 0의 비율이며, 합병기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포스코건설이 2008년 5월 대우엔지니어링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지 8년여 만이다.

200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 해외건설이 급성장하며 건설업계는 엔지니어링 사업부문 인수에 공을 들였다. 기존 단순 시공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전환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실제로 2010년 롯데건설은 국내 엔지니어링 대표회사로 꼽히는 삼안을 인수했다. 대우건설도 수년에 걸쳐 엔지니어링사 인수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삼성물산도 당시 잘나가던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설이 꾸준히 돌았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해외건설의 부실이 드러나며 삼성엔지니어링이 어닝쇼크에 빠진 후 그룹재편 과정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상태다.

엔지니어링 사업부문이 선전했던 이유는 해외 플랜트의 경우 설계·구매·시공(EPC)의 일괄 발주가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설계능력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시장에서의 수주 경쟁력 확보는 물론, 일반 공사보다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우수한 토목ㆍ플랜트 공사 등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설계를 기반으로 한 엔지니어링 능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장기간 이어지는 저유가 구도와 해외사업의 수익성 악화로 엔지니어링 사업이 맥을 못추고 있다. 포스코건설과 합병한 포스코엔지니어링만 하더라도 지난해 영업손실 237억 원을 기록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역시 대규모 어닝쇼크를 겪은 후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엔지니어링사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별도 계열사였던 이들 회사를 합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포스코엔지니어링 외에 LG그룹도 2010년 설립한 LG도요엔지니어링을 지난해 서브원이 흡수합병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삼성물산, 삼성중공업과 다양한 방식의 합병설이 계속 시장에 돌고 있다.

그나마 현대엔지니어링만이 주택사업과 새로운 지역에서의 수주를 바탕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엠코와 합병한 이후 단숨에 시평순위 10위권에 진입해 올해는 7위까지 뛰어올랐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엔지니어링의 주 활동분야인 중동이 저유가로 신음하면서 수익성 있는 사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실적이 나쁠 수밖에 없다”면서 “당분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엔지니어링사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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