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2월16일 東奔西走(동분서주) 동으로 뛰고 서로 닫고 바쁘다 바빠

입력 2015-02-16 12:5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모레부터 설날연휴다. 토 일요일이 이어져 올해에는 닷새를 쉬게 됐다. 다들 바쁜 설밑이지만 요즘 가장 바빠 보이는 건 택배회사다. 온라인 주문상품이 많아서인지 배달 물량은 작년 설 때보다 20%가량 늘었다고 한다. 택배원들은 낮도 밤도 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어야 한다. 그야말로 동분서주다.

이 말은 중국 전한(前漢)시대 초연수(焦延壽)의 주역해설서 ‘역림(易林)’에 나온 것이다. 동분서주를 줄인 게 분주인데, ‘주’가 달리는 행위 자체를 말한다면 ‘분’은 무슨 일인가를 위해, 무슨 일인가 생겨서 뛴다는 뜻이다. 동치서주(東馳西走) 동주서분(東走西奔)도 같은 말이다.

중국에서는 동분서주보다 동포서전(東포(足+包)西顚)을 더 쓰는 것 같다. 포나 전이나 다 달린다는 뜻이지만 포에는 땅을 허빈다, 전에는 엎드러진다는 뜻도 있다. 재미있는 말이다. 분주불가(奔走不暇)는 바빠서 겨를이 없다는 말이다.

하는 일 없이 그저 바쁜 건 무사분주(無事奔走)다. 친일 매국노 조중응(趙重應· 1860~1919)에 관한 글에 이런 대목이 있다. ‘그는 세간에서 무사분주(無事奔走)라는 별명을 붙일 만큼 안 끼는 친일단체가 없을 정도로 광적인 친일배였다. (중략) 1916년에는 대정(大正)친목회 및 한성부민회의 회장을 맡으면서 일제 식민지 통치 기반의 구축에 누구보다 열을 올렸다. 일제의 어용 유학기관인 경학원의 설립도 동분서주하면서 선전하고 다녔다.’ 이 경우는 무사분주가 아니라 악행분주(惡行奔走)라 하는 게 맞겠다.

북한 속담에 ‘오목장이 암만 분주해도 제 볼 장만 본다’는 말이 있다는데, 크게 선 장이 아무리 분주해도 장에 온 이들은 자기 볼 일을 본다는 뜻이다. 복잡한 속에서도 제 잇속만 챙긴다는 뜻도 있다. 오목장은 대목장과 같은 말.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김범석 사과에도 쿠팡 '셀프 면죄부' 논란 확산⋯ 보안 허점은 뒷전
  • 서울아파트값 평균 15억 원 넘었다···중위가격도 11억원 돌파
  • "해외주식 접으란 얘기냐"…당국 통제에 서학개미 '분노'
  • “수출만 버텼다”⋯제조업 체감경기 18분기째 ‘불황권’
  • 李대통령, 예산·경제 요직에 보수 전면 배치…'통합·실용' 인선 가속
  • 영국 심장부 수놓은 '매운맛'…세계 랜드마크 접수한 농심
  • 실수요자 '돈 줄' 적색등...금융당국 새해도 대출 계속 죈다
  • K-방산, 올해 역대급 성적표로 ‘질주’⋯동유럽 다음 승부수는
  • 오늘의 상승종목

  • 12.2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28,049,000
    • +0.04%
    • 이더리움
    • 4,295,000
    • +0.35%
    • 비트코인 캐시
    • 918,500
    • +1.27%
    • 리플
    • 2,724
    • +0.81%
    • 솔라나
    • 181,400
    • +0.89%
    • 에이다
    • 540
    • +3.45%
    • 트론
    • 415
    • +0.48%
    • 스텔라루멘
    • 325
    • +3.17%
    • 비트코인에스브이
    • 26,440
    • -1.75%
    • 체인링크
    • 18,240
    • +1.62%
    • 샌드박스
    • 171
    • +4.2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