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박정규 기상청 기획조정관 "세계기상기구 고위직 진출"

입력 2013-02-0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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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세계기상기구(WMO) 아시아·남서태평양지역(이하 아태지역) 국장에 공모하여 80여명의 후보자중 일본, 중국과 함께 네 명으로 좁혀진 Short List에 들어 WMO 사무총장을 비롯한 심사위원들과의 인터뷰를 실시했다. 일본과 중국의 두 후보 역시 국제무대에서 높이 인정받고 있던 터라 결과를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지난 12월, 드디어 내가 최종 선발되었음을 통보 받았다.

이번 WMO 국장직 진출은 나의 개인적인 성취뿐 아니라 기상청이 설립된 1948년 이래 최초로 이룬 성과여서 우리의 위상과 영향력이 한껏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보니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 기회를 빌려 주제네바대표부와 외교통상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WMO 아태지역국장은 전체 190개 회원국의 30%에 해당하는 58개 회원국이 속한 아태지역의 각종 기상·기후분야 협력 사업을 총괄 조정·집행 감독하게 된다. 특히 아태지역은 한국, 일본 등 선진국과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등 많은 최빈국이 공존하여 국가 간 격차가 매우 크고 중국, 인도 등 세계 최대 인구 국가가 포함돼 있다. 또한 에베레스트, 히말라야 등 세계 최고의 높은 산들, 다우지역과 함께 동서로 놓인 사막지역이 공존하는 다양한 기후환경과 종교와 문화가 매우 광범위한 지역이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취약하고 대형 기상재해가 빈발하고 있어 아태지역국장의 역할과 임무가 더욱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아태지역국장의 임무를 간단히 말하자면 지역의 현황과 기상기후서비스 향상을 위한 중점 협력 및 지원 분야를 파악하여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이행·조정하는 것이다. 아무리 기상기술 선진국이라도 홀로 기상예보는 불가능하다. 개도국을 포함한 전 지구 기상관측자료 없이는 슈퍼컴 등의 첨단장비도 무용지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변국의 기상자료를 품질이 저하되면 기상예보 정확도도 함께 낮아지는 것이다. 그야말로 남을 돕는 것이 나를 돕는 것(同行同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개도국 지원에 있어서도 물고기만 주는 것이 아니라, 그물과 물고기 잡는 법을 함께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한국인으로서 무엇보다 관심 있는 것은 ‘기상분야 남북협력’이다. 북한의 기상관측시설이 날로 낙후되고 자료의 질이 저하되면서 주변국가의 기상예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낮은 예측기술로 기상재해가 빈발해 농업 생산성까지 저하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국제기구를 통한 북한 기상기술의 지원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모든 과제 수행을 위해 유엔 지역기구, 세계은행 등 파트너 기구들과의 협력 추진 등으로 중간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임무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 유치 확정된 녹색기후기금(GCF)과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녹색관련 사업과 연계하여 추진할 경우, 우리나라가 아태지역의 기후 변화대응·녹색성장의 메카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WMO 진출을 계기로 국제기구 내에서 우리나라의 실질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나아가 기상분야 국제활동을 선도하는데 이바지 할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 이를 위해 맡은 바 소임과 책임을 다하리라 다짐해 본다.

또한 이번 임명을 시작으로 그간 국제무대에서 쌓아온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우리 기상전문 인력들의 국제기구 진출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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