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공짜 점심은 없다

입력 2012-07-1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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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용 증권부 차장

최근 경제는 물론 정치기사까지 ‘신주인수권부사채(BW)’라는 용어가 꽤 자주 등장한다. 재벌가의 편법 증여는 물론 다이아스캔들의 주역 씨앤케이인터 수사에서도 논란의 핵심이 바로 ‘BW’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Bond with Warrant)는 회사채의 일종으로 해당 회사의 주식을 미리 정해 놓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Warrant)가 주어진 채권(Bond)이다. BW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향후 주가가 오르면 상승한 주가가 아닌 미리 정해 놓은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투자자가 A기업의 주식을 주당 1000원에 살 수 있는 BW를 샀다고 가정해 보자. A기업 주가가 현재 1500원까지 올랐다면 투자자는 권리를 행사해 현재 시장가격보다 500원 싼 1000원에 주식을 살 수 있다. 만약 주가가 최초 약속했던 1000원보다 낮다면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만기까지 기다렸다가 약정 이자를 받으면 된다. 따라서 투자자는 안정적인 채권 이자와 동시에 주가 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공모 청약을 통해 BW를 살 수 있고 청약 이후에도 주식처럼 장내에서 거래할 수도 있다.

주가가 천정부지 오르면 소위 ‘초대박’이 날 수도 있는 구조로 정치권에서나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서 심심치 않게 ‘신주인수권부사채(BW)’라는 단어가 오르내리는 이유기도 하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씨앤케이(CNK) 다이아몬드 주가 조작 사건에서도 오덕균 대표가 BW를 발행해 정관계 로비용으로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BW를 헐값에 넘겨받았다면 허위 내용을 퍼뜨려 주가가 올라간 이후 미리 약속한 가격에 주식을 사서 큰 시세차익을 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BW 대박 신화는 많지만 대박의 이면인 투자 리스크에 대한 조명이 많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BW는 회사채인 만큼 투자기업의 신용등급을 따져 위험하지 않은 기업을 골라야 한다. BW를 발행하는 기업의 투자신용도는 통상 회사채 발행기업의 신용도 보다 낮다. 혹시라도 기업이 부도가 나거나 상장 폐지된다면 대박 기대감은 순식간에 쪽박으로 돌변할 수밖에 없다.

지난 2009년 ‘코스닥의 저승사자’로 통하며 승승장구하던 독일계 투자사 피터백앤파트너스가 몇몇 코스닥 투자기업의 상장폐지로 투자금액을 날린 경험이 있을 정도로 BW 투자에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또 발행 회사의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높아야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인 만큼 해당 기업이 향후 성장성이 있는지, 행사가격이 낮아 투자매력이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BW에 붙어있는 워런트(신주인수권)만 샀다면 감내해야 하는 투자리스크는 훨씬 커진다. 신주인수권은 주가연계증권(ELS)처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가 오르면 더 벌고 내리면 더 많이 잃을 수 있는 구조다.

높은 이익을 원한다면 더 많은 리스크를 져야한다는 것은 투자의 기본 룰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은 결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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