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기후회의] 한국정부, 기후회의 협상 전략은?

입력 2009-12-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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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감축국 지정 피하고, 선진-개도국 다리 역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1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총회를 맞이해 한국 정부의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국제사회의 온실가스 의무감축국 지정 압박에 대해 '감축 행동 등록부'를 제안하는 등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전략이다.

7일 지식경제부 등에 따르면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년 기준 5억9400만t으로 세계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배출량을 감안하면 세계 16위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일부 국가들은 한국이 자국과 같은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국가들은 이미 교토의정서가 온실가스를 감축할 법적의무를 부과한 '부속서1 국가' 즉, '의무감축국'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일본 등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이 온실가스를 본격적으로 배출한 것이 1960년대 산업화 이후인 만큼 향후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유럽연합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미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국가들과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코펜하겐 총회에서 한국 정부가 정한 위치는 '가장 앞선 개도국'이다. 선진국보다 기후변화에 대한 역사적 책임이 적어 의무감축국 지정을 피하는 대신, 자발적 감축목표를 이행하면서 지속성장에 필요한 온실가스배출 여지를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번 기후협상에 참가하는 정래권 외교통상부 기후변화대사는 "(온실가스) 의무 감축국에 속하느냐는 역사적인 책임, 즉 과거에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현재 국력이나 경제적 수준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의무국에 포함되지 않아도 우리는 우리에게 적합한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국제사회의 공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미 지난달 17일 차원에서 한국은 이미 지난달 17일 '202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0%의 온실가스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그것도 아무런 조건도 달지 않은 감축목표다.

아울러 한국 정부는 또 선진국과 개도국을 잇는 가교 구실을 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국가별 역량에 맞는 자율적 감축행동' 방법론을 제안한 '감축 행동 등록부'가 바로 그것이다.

감축행동 등록부는 개발도상국들이 각자 국내법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온시가스 감축을 하도록 하되 국제적으로 검증하자는 것이다. 등록부는 현재 법적 구속력 있는 의무인 선진국 방식과 아무런 부담을 지지 않는 개도국 방식의 중간 방식에 해당한다.

정래권 대사는 "지금까진는 의무 감축국이냐, 아니냐를 두고 각국의 입장이 정해지는 흑백구조였다면 등록부는 자유 감축체제, 즉 법률적 의무를 져야 하는 선진국과 아무런 의무가 없는 개도국 사이의 중간 단계를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감보다는 국가 이해를 앞세운 이런 협상전략은 우리나라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

환경단체를 비롯해 노동단체, 농민단체, 진보정당 등에서 약 50명이 총회에 참가하는 공동대응단은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나라는 에너지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에서 결코 개도국이라 할 수 없다"며 "지구온난화 기여도에 상응하는 감축의무를 공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동대응단은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이번 총회에서 2012년 이후 체제에 대한 최종적 합의가 도출돼야 하며, 선진국의 책임과 경제적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등 '기후정의'를 명문화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정부가 총량제한 방식의 배출권거래제를 2012년에 본격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산업경쟁력 약화를 고려, 일부 업종은 초기에 배출권을 무상으로 할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총량제한 배출권거래제한 사업장별로 온실가스 배출의 상한선을 할당하고 할당량을 초과해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다른 사업장에서 온실가스 배출권을 구입해와 상쇄하도록 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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