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가 '쇼펜하우어 철학' 열풍…'돈' 강조한 현실주의 철학자

입력 2024-01-0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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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출간돼 4개월 만에 20만 부 돌파…이례적 흥행
행복하려면 '돈' 있어야…돈 관리 강조한 현실주의 철학자
강아지 키우며 독신으로 살았던 쇼펜하우어…1인 가구 공감

▲책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저자 강용수 (유노북스)
▲책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저자 강용수 (유노북스)

새해 첫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강용수 박사의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올랐다. 이 책은 지난해 11월 배우 하석진이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읽는 모습이 포착되며 판매가 급상승했다. 현재까지 총 20만 부를 돌파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8일 도서 업계에 따르면, 예스24 1월 첫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한주 1위를 놓친 것을 제외하면, 두 달 가까운 기간 동안 1위를 유지했다. 이 책은 현재 교보문고 종합 월간 베스트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 중이다. '나 혼자 산다'의 방영일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전주 대비 약 32.3배 올랐다.

이 책은 지난해 9월 출간됐는데, TV 노출 전까지는 2만 부가 판매됐다. 하석진이 소개한 이후 18만 부가 더 팔리며 미디어셀러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밖에도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등 관련 서적들이 함께 순위권에 오르면서 쇼펜하우어 철학이 한국 도서 시장을 크게 점유하고 있다.

쇼펜하우어가 이토록 현대인들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상적 위로와 허황된 조언이 아닌 현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그의 실사구시적 철학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저자는 "쇼펜하우어는 행복을 바라보는 시각도 중요했지만 그보다 고통을 바라보는 관점을 더 갖추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책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표지 (유노북스)
▲책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표지 (유노북스)

책의 편집을 담당한 유노북스 이현정 편집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쇼펜하우어의 직설적 조언이 현대인, 특히 40대 이상 독자들의 공감을 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쇼펜하우어도 강아지를 키우면서 혼자 살았다. 요즘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데, 200년 전 사람이지만 현대인들의 라이프 스타일과 그의 철학이 잘 맞는 부분이 있다"며 "그는 '원래 인생은 고통스럽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사람들이 너무 고통스러우니까 오히려 그의 철학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편집자의 설명처럼, 쇼펜하우어는 염세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염세주의자라고 해서 삶을 비관적으로만 생각하지 않았다. 인생이 너무나 고통스럽기 때문에 오히려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했다. 이 편집자는 "막연한 위로가 아닌 소위 '뼈 때리는' 말들을 하니까 사람들이 현실적인 위로를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간은 혼자 있을 때만 온전히 그 자신일 수 있다. 그러므로 고독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자유도 사랑하지 않는 자라고 할 수 있다.

쇼펜하우어는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정리하라고 조언했다. 인생의 어떤 문제는 혼자 있을 수 없는 데서 생기는 경우가 많다. 행복을 내가 아닌 남에게서 찾으려고 할 때 불행해진다. 인간관계에서도 적절한 거리가 필요한데, 너무 친해지려고 하면 파국이 시작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혼자 있을 수 있는 역량을 키우기 위해 생각과 지혜 등을 풍부하게 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고독은 '솔로'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행복을 바깥에서 찾지 않고 자신의 안에서 얻기 위한 중요한 덕목"이라고 설명했다.

또 돈을 세속적으로 생각했던 다른 철학자들에 비해 쇼펜하우어는 행복하려면 어느 정도 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돈을 잘 관리해야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게 쇼펜하우어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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